유엔유엔 앙 존스홉킨스대 교수 "다중위기를 다중기회로 전환 가능"
"미·중 양국 모두 하향식 계획·상향식 자유시장 이분법 벗어나야"
"미·중 양국 모두 하향식 계획·상향식 자유시장 이분법 벗어나야"

앙 교수는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수출 주도 대량 산업화 시대에서 하이테크 혁신 중심 발전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장에 들어섰다"며 "이제 정부는 지시하는 역할이 아니라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지시된 즉흥연주'로 규정하고, 이는 "상부의 지시와 지방정부·기업가를 포함한 현장의 수많은 행위자들의 즉흥연주가 결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델은 하향식 계획과 자유시장이라는 일반적 이분법을 벗어난 접근법이라는 것이다.
앙 교수에 따르면 중국은 과거 GDP 성장이라는 단순한 목표에서 현재는 환경친화적·포용적·혁신적 발전이라는 복합적 목표로 전환했다. 하지만 혁신의 불확실성 때문에 정부가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시스템의 장점으로 "실수할 여지가 더 많고 훨씬 더 대담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지만, "엄청난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단점도 인정했다. 따라서 "너무 낭비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양국 시스템이 생각보다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분권적 조정' 접근법이 실제로 중국의 경제 시스템과 유사하다"며 "미국도 항상 산업정책을 시행했지만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여겨져 마케팅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앙 교수는 현재의 글로벌 상황을 '다중위기'가 아닌 '다중기회'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득권이 무너지고 있지만 일부는 좋았고 일부는 그렇지 않았다"며 "낡은 경제질서는 구조적으로 불평등했고, 가난한 국가들이 부유한 시장의 소비자를 위해 자연환경과 노동력을 희생하는 것을 포함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파괴에 대해서는 "완전히 말라버린 강가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며 "자연환경의 일부 손실은 너무 심각해서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되돌릴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른 개발도상국들에 "어느 나라에서나 배워야 하되 자신에게 유용한 것만 가져가야 한다"며 "배움은 모방이 아니라 자국 상황에 맞는 조정"이라고 조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