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부터 서울까지 '경고’…폭우와 갈증 속 무너지는 지반, 첨단 감시 기술이 해답일까?"

지난 27일(현지시각) 독일 국제방송 DW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런 현상은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기후 변화가 싱크홀 발생에 미치는 영향
영국 레딩 대학 환경과학과 홍양 교수는 “싱크홀은 빗물이 토양을 침식하면서 아래에 있는 석회암, 염층, 석고처럼 물에 잘 녹는 암석을 녹여 빈 공간을 만들 때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런 지형을 ‘카르스트 지형’이라 하는데 미국 플로리다, 텍사스, 앨라배마, 미주리, 켄터키, 테네시, 펜실베이니아 등이 대표적이다. 홍 교수는 “기후 변화로 가뭄이 심해지면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땅속 지지대가 약해졌다. 이후 폭우가 내리면 갑작스러운 물 무게와 토양 포화 때문에 지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주 호프스트라 대학 안토니오스 마르셀로스 부교수는 “지하수를 너무 많이 퍼 올리면 아래 지반이 지탱하지 못해 마치 부스러지는 주스 상자처럼 땅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 오염으로 빗물이 산성화하면서 암석 부식 속도가 빨라져 대도시 근처 싱크홀 위험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 싱크홀 예방법과 대응 기술
전문가들은 위성 원격 감시와 지상 관통 레이더 같은 첨단 장비를 이용해 지반이 조금이라도 내려앉거나 땅속 빈 공간을 미리 탐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양 교수는 “지하수 수위를 꾸준히 점검하고, 건물을 지을 땐 반드시 땅 상태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코냐 지역에서는 농업용 지하수 사용을 줄이고, 인근 하천의 물을 끌어오는 ‘블루 터널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물 공급원을 다양화하고 있다. 페툴라 아릭 교수는 “토양의 자연 지지대를 지키려면 지하수 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에서 최근 10년간 223건이 넘는 싱크홀이 보고됐다. 30% 이상이 낡은 상하수도 시설 문제와 집중호우 영향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하수관로가 설치된 지 30년 지나면 싱크홀 발생이 급격히 늘고, 50년 이상 지나면 지역마다 100㎞당 싱크홀이 10건 이상 생긴다”고 밝혔다.
싱크홀은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곳에서 일어나는 재해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우, 인간의 지하수 과도 사용과 낡은 기반 시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를 줄이려면 엄격한 관리와 첨단 장비를 활용한 조기 경고가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