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우크라 휴전을 둘러싼 갈등으로 트럼프-푸틴 정면 충돌 소식이 나오면서 뉴욕증시에서는 러시아 원유 수출 봉쇄에 대한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휴전 시한'을 앞당기면서 국제유가가 강력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5달러(3.74%) 급등한 배럴당 69.2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 9월물은 2.47달러(3.53%) 뛰어오른 72.51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는 스코틀랜드에서 워싱턴 DC로 돌아가는 에어포스원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오늘부터 10일이다. 그다음엔 관세 등을 부과할 것"이라며 "그것이 러시아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그러한 여러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2차 관세는 러시아 및 러시아의 교역국에 100%의 관세를 물리는 정책이다. 이외에도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제재 등이 러시아를 압박할 카드로 꼽힌다.
이에 대해 크렘린궁은 푸틴이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시장의 지정학적 불안 심리는 더욱 자극을 받았다.
ANZ의 다니엘 하인스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트럼프의 발언은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며 "이는 최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와도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EU의 조치에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 인하와 함께, 제3국에서 정제된 러시아산 석유제품의 수입 제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낙관론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미국과 관세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미국 측은 최종 결정은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유가를 지지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경기 회복 기대를 자극했고, 트럼프의 관세 유예 시사 이후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일부 회복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