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기술로 폭발 위험 사라지고 충전 속도 15배 빨라져…"리튬이온 시대 곧 끝"

퓨처리티 보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충전시간을 크게 줄이고 사용수명을 대폭 늘릴 수 있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가 80% 충전에 30분에서 45분이 걸리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12분, 경우에 따라서는 3분까지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캠퍼스 기계공학과 젱기즈 오즈칸 교수는 "액체를 없애고 대신 안정한 고체 물질을 쓰면 과열이나 화재 위험 없이 한 번에 더 많은 전기를 배터리에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고체 전해질로 안전성과 효율성 동시 확보
전고체 배터리 핵심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 배터리는 전하를 나르는 리튬이온이 액체를 통해 움직이는데, 이 액체는 시간이 지나면 성능이 떨어지고 충전속도를 제한하며 화재 위험을 안고 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재료를 써서 리튬이온이 움직일 수 있는 더 안전하고 안정한 환경을 만든다. 연구진은 황화물 바탕, 산화물 바탕, 폴리머 바탕 등 세 가지 주요 고체 전해질 유형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황화물 바탕 전해질은 현재 배터리 액체와 거의 같은 성능을 내면서도 단점은 없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또한 과학자들이 현재 배터리가 실시간으로 작동하는 모습을 보는 데 쓰는 도구도 설명했다. 중성자 이미징과 고출력 엑스선 같은 방법을 통해 연구자들은 리튬이 충전과 방전될 때 배터리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리튬이 달라붙거나 '수상돌기'라고 부르는 원치 않는 구조가 자라기 시작하는 곳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수상돌기는 배터리를 단락시키거나 고장낼 수 있는 작은 바늘 모양 형성물이다.
오즈칸 교수는 "이런 이미징 도구는 배터리용 자기공명영상(MRI) 같다"며 "배터리 생체신호를 보고 더 현명한 설계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또한 리튬을 더 효율적으로 쓴다. 많은 설계에서 현재 배터리에 쓰는 흑연 층보다 더 적은 공간에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리튬 금속 층을 쓰고 있다. 이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는 더 가볍고 작으면서도 기기에 더 오래 전력을 보낼 수 있다.
사용수명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자동차에서 약 5년에서 8년 쓴 뒤 눈에 띄는 성능 저하를 보이기 시작하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쓰임과 환경 요인에 따라 15년에서 20년 이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 우주 탐사까지 겨냥한 차세대 기술…생산비용이 관건
오즈칸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가 우주 탐사 분야에서도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열과 화학 안정성 때문에 이 배터리는 우주 공간 극한 온도와 방사선 조건을 견디는 데 더 알맞다는 것이다. 또한, 더 적은 공간에 더 많은 전력을 담을 수 있어 모든 공간이 중요한 우주 임무에 매우 쓸모가 있다고 설명했다. 액체 전해질이 없으면 우주선이나 행성 기지 같은 닫힌 산소 조절 환경에서 더 믿을 만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대규모로 만드는 것은 여전히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더 나은 재료 개발, 배터리 부품이 서로 작용하는 방식 개선, 생산을 쉽게 하는 공장 방법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검토에서 연구진 목표는 연구자와 기술자가 전고체 시스템 개발과 확장, 실제 배치를 빠르게 하도록 안내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오즈칸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는 날마다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우리 검토는 과학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그리고 이런 배터리를 일상에서 쓸 수 있도록 하려면 다음에 어떤 단계가 필요한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