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지표 호조· 금리 인하 기대 후퇴 가세...달러 지수, 한때 100돌파

31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는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통화는 물론이고 한국 원화 등 신흥국 통화들에 대해서도 일제히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7월 월간으로 3% 넘게 오르며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월간 상승세를 보였다.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한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 스탠스를 내비친 점도 달러화 상승에 힘을 보탰다. 파월 의장은 전날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해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달러 지수는 이에 따라 5일 연속 상승세를 구가하며 올해 연간 하락 폭을 7% 미만으로 줄였다. 지수는 이날 뉴욕 시장 후반 한때 100.02까지 상승하며 전일 대비 0.2% 상승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네이션 투프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한동안 달러 약세가 이어졌으나 최근 미국 경제 지표의 탄탄함, 관세 협상 진전 및 매도세의 소강 국면 속에서 다시 달러 매수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5월28일 이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7월 월간으로 4.4% 상승하며 장 후반 0.8% 오른 150.67엔에 거래됐다.
한편, 일본은행(BOJ)은 이날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0.5%로 동결했다. BOJ는 다만 물가 전망을 오는 2027년까지 향후 3년간 상향 조정하면서 물가 위험이 “대체로 균형적”이라고 밝혔다.
엔화는 이날 금리 동결 이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발언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상승 폭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유럽 시장이 미국 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나은 투자처가 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상승했던 유로화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유로화는 7월에만 달러 대비 약 3% 하락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수석 전략가는 “유로화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는데 이번 주 현실 인식이 찾아왔다”면서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양보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유럽 투자자들이 냉정함을 되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몇 주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장기 국채 금리도 연중 고점에서 내려오는 등 미국 자산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달러는 그 흐름을 따르지 못했다”면서 “이제 투자자산이 미국을 벗어나던 양상이 끝났다고 볼 수 있고, 달러의 반등은 불가피한 움직임”이라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