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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수출 허가' 대규모 지연…"혼란 가중, 수천 건 승인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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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수출 허가' 대규모 지연…"혼란 가중, 수천 건 승인 보류"

러트닉 상무장관 지휘 하 기관, '신규 규칙' 발표 못 해…엔비디아 등 대기업 '직격탄'
업계 "30년 만에 최장 적체, 美 기업 경쟁력 훼손"…中, 대체 공급처 확보 '가속'
2025년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페드로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항구에서 선박과 선적 컨테이너 위로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페드로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항구에서 선박과 선적 컨테이너 위로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기업들이 전 세계로 상품과 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제출한 수천 건의 허가 신청이 상무부의 혼란으로 인해 거의 마비 상태에 놓여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이끄는 수출 규제 기관은 예상했던 새로운 규칙을 발표하지 못하고, 업계 대표들과의 소통을 억압하며, 전문가들의 이탈로 인해 직원 손실을 겪고 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중국 수출은 이러한 지연의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다. 엔비디아는 7월 14일 정부가 H20 칩에 대한 라이선스를 승인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곧 배송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소식통들은 이번 주까지도 라이선스가 발급되지 않았으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칩 주문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미국 관리는 허가 신청 적체가 30년 만에 가장 길다고 전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산업안보국(BIS)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 면허 신청에 더 이상 고무도장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옹호하며, BIS가 "강력한 규칙과 공격적인 집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첫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와 상무부에서 근무한 메건 해리스는 "지연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우리는 불필요한 불이익에 처하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미중 비즈니스 협의회(USCBC)의 숀 스타인 회장은 "우리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라이선스 신청을 포함하여, 라이선스가 발급될지 여부나 시기에 대한 움직임이나 표시가 없는 전체 부문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선스 신청이 늦어지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중국 및 기타 국가의 공급업체를 모색하고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연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무부는 또한 AI 칩의 수출 가능 지역을 제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규정을 폐지하고 대체할 것이라고 지난 5월 밝혔지만, 아직 그렇게 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규제 변경을 위한 초안은 몇 달 동안 작성되었지만, 이 역시 지연되고 있다. 한편, 수출 통제 담당자와 같은 중요한 직원 공석은 채워지지 않았고 고위 경력 직원들은 사직하고 있다.

이러한 혼란과 지연은 미국 수출업자들의 좌절감을 키우고 있으며, 미국의 기술 보호 노력이 오히려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