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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연준 개혁' 시동 거나…2만5000명 직원 대폭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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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연준 개혁' 시동 거나…2만5000명 직원 대폭 구조조정

"금리 3%P 강제 인하 후 12개 지역은행 통폐합까지…'30년 최대 개혁'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월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현재 보수 공사 중인 연준 건물을 둘러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월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현재 보수 공사 중인 연준 건물을 둘러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개혁을 통해 대폭 금리 인하와 함께 중앙은행의 근본 변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배런스가 지난 1(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 D.C. 연준 본부를 방문해 "매우 간단한 한 가지"를 원한다며 "금리가 빠르게 대폭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내년 515일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웰 연준 의장의 후임 후보들은 금리 인하 공약을 연준의 전면 개편과 함께 제시하고 있어,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의 연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배런스는 분석했다.

개혁안에는 중앙은행의 기본 임무, 물가상승률과 금리에 대한 사고방식 바꾸기, 직원 줄이기,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운영실태 점검 또는 축소 등이 들어갔다.

◇ 연준 직원 25000명 대폭 줄이기로 검토


현재 연준 시스템 직원 수는 워싱턴 D.C. 연준 이사회와 12개 지역 연준을 합쳐 약 25000명에 이른다. 다트머스대학 앤드루 레빈 전 연준 관리가 조사한 결과 이는 2010년보다 약 20%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다른 대형 연방기관의 고용은 9% 줄었다.

파웰 의장은 지난 5월 앞으로 몇 년간 자연 감원을 통해 연준 직원을 10%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나, 연준 개혁론자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최근 CNBC 인터뷰에서 "그곳의 모든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학계 경제학자들을 위한 기본소득 같다"고 비판했다.

베선트 장관은 또 연준의 통화정책 이외 업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연준이 "임무 확장과 조직 비대화"로 핵심 업무인 통화정책 관리에 집중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724일 연준 방문 당시 다음 의장으로 '2, 아마 3'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크호스 후보로는 자주 거론되지만, 현재 직책에 만족한다고 말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있다. 현직 연준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는 즉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지지하며 대통령이 제안한다면 그 자리를 맡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나와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월러는 718일 블룸버그에 말했다. 다른 가능한 경쟁자로는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 최근 인준받은 미셸 보우먼 연준 감독담당 부의장, 저명한 보수 경제학자 아서 래퍼 등이 있다.

다음 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워시는 최근 TV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는 시작점이지 끝점이 아니다"라며 연준의 "체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후보군에 포함됐으며, 상원은 이들 중 누구든 쉽게 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 통화주의 부활과 연준 독립성 위협


파웰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202269.1% 정점에서 올해 62.7%까지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한 것을, 게다가 경기침체 없이 달성한 것을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연준 개혁론자들은 밀턴 프리드먼의 "물가상승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 현상"이라는 통화주의 이론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양적완화 정책이 수조 달러의 신규 통화를 공급해 급격한 물가상승을 일으켰다고 비판한다.

연준의 자산 규모는 현재 67000억 달러(93109000억 원)으로 코로나19 위기 당시 최고치였던 9조 달러(12500조 원)에서 줄었으나 여전히 부풀어진 상태다. 워시는 연준 자산 축소가 물가상승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실용 통화주의"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3.25~3.5%인 연방기금금리를 3%포인트 인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프린스턴대학 앨런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은 다음 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그대로 따를 경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10명이 반대표를 던져 의장이 투표에서 패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런스는 이러한 변화가 연준을 현재의 대법원처럼 양극화한 기관으로 바꿀 위험이 있다며, 연준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연준 회의에서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연준 이사 2명이 반대표를 던지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중 2명만 임명할 수 있어 다음 선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