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텍사스의 선거구 재조정 움직임에 맞서 민주당이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텍사스 공화당이 추진 중인 새 하원의원 선거구안은 공화당에 최대 5석을 추가로 확보하게 할 수 있어 민주당은 이를 '트럼프의 중간선거 승부수'로 규정하며 공화당을 상대로 한 전면전에 나섰다.
6일(이하 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이를 단순한 선거전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운명을 건 정치적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각 주에서 선거구 개편 맞대응에 착수했다.
◇ 민주당 의원 50여명 텍사스 탈출…“공화당의 법적 쿠데타”
이에 대해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하루 500달러(약 6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후원금으로 대납할 경우 중범죄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 하원은 이들을 체포할 수 있는 민사영장을 발부했으나 이 영장은 텍사스 주 안에서만 효력이 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상황은 전쟁”이라면서 “이번 공화당의 선거구 개편 시도는 법적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 뉴섬, 캘리포니아 독립기구 무력화 추진…트럼프의 ‘3차 탄핵’ 가능성 언급도
각 주의 민주당 주지사들도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오는 11월 캘리포니아주 유권자들에게 선거구를 기존의 독립 위원회가 아닌 주의회가 다시 그리도록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 중이다. 해당 조정안은 공화당이 보유 중인 9석을 전부 제거하는 방향으로 짜여질 수 있어 트럼프의 중간선거 전략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
호컬 주지사 역시 뉴욕주 헌법을 개정해 새로운 선거구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이르면 2027년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을 전망이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텍사스를 떠난 민주당 의원들의 신변 보호를 약속하면서 일리노이주의 선거구도 추가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 전략가 아담 칼슨은 “만약 이 전략이 성공해 2026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5석 이내 격차로 하원을 차지한다면, 뉴섬 주지사는 ‘내가 제2의 MAGA 트리펙타(대통령·상하원 장악)를 막았다’는 메시지로 2028년 대선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 “18개월 안에 트럼프 정권 끝낼 수 있어”
민주당은 내년으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트럼프 대통령의 레거시를 좌우할 결정적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그는 중간선거에서 질 것이며 우리는 앞으로 18개월 안에 사실상 트럼프 정권을 끝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며 “이게 바로 지금의 싸움이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수 강세 지역에서 선거구 개편을 선제적으로 밀어붙이며 하원 다수당 유지를 노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정치권은 사실상 ‘선거구 전면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