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올해에만 약 75억 달러(약 10조3300억 원)를 잃은 가운데 자산이 3570억 달러(약 491조5600억 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테슬라 주가 급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치적 갈등, 브랜드에 대한 공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머스크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이지만 2025년 들어 순자산이 75억 달러 줄어들며 큰 타격을 입었다. 2024년 말 기준 머스크의 자산은 4320억 달러(약 594조6800억 원)였으나 현재는 3570억 달러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반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다른 기술기업 창업자들의 자산은 크게 불어났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은 지난해 말 1920억 달러(약 264조3000억 원)에서 현재 3030억 달러(약 417조3000억 원)로 증가했고,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는 같은 기간 2070억 달러에서 2720억 달러(약 374조4000억 원)로 늘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소폭 하락했지만 2340억 달러(약 322조5000억 원)로 여전히 상위권이다.
◇ 테슬라 주가 18% 하락…유럽·중국 판매 둔화
머스크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18% 넘게 떨어졌다. 테슬라는 지난달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자동차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도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했다. 순이익은 11억70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로 2022년 분기 기준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고, 가격 할인에도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실적 악화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관계 악화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민간기업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 정치적 표적된 테슬라…매장·차량 테러 잇따라
포춘은 테슬라가 정치적 반감의 표적이 되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테슬라 차량과 충전소, 전시장에 대한 방화와 기물 파손이 이어졌으며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화염병 공격, 포틀랜드에서는 총격 사건도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백악관 잔디밭에 테슬라 차량을 전시하고 “개인 소장용으로 테슬라를 구입했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 유일한 ‘비슷한 손실’은 게이츠…그러나 그는 기부 중
한편 자산이 머스크만큼 줄어든 인물은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뿐이다. 다만 게이츠의 경우는 손실이 아니라 기부 때문이다. 포춘에 따르면 게이츠의 순자산은 7월 2일 기준 1750억 달러(약 240조 원)에서 1240억 달러(약 170조8000억 원)로 급감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는 이 수치를 “게이츠의 외부 자선 기부를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올해 초 “사재를 전부 기부해 게이츠재단에 2000억 달러(약 275조7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20년 안에 모두 쓰고 이후 재단을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재단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다른 부호들과 정부의 동참을 촉구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