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뛰는 연봉, 36% 증가한 AI 일자리…중국 온라인 AI 강의 인기 폭발

중국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중요해지면서 대학생과 IT 업계 종사자 사이에 AI 실무 능력을 갖추려는 움직임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AI 관련 온라인 강의가 쏟아지고 있으며, 한 강좌에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인 100만 원에 가까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수강하려는 사람이 급증하는 상황이라고 최근 글로벌 미디어 ‘레스트 오브 월드’(Rest of World)에서 전했다.

예를 들어, 지난달 중국 대표 질문·답변 사이트 ‘즈후(Zhihu)’에서 열린 실시간 강의에서는 강사 ‘에바(Eva)’가 AI 엔지니어의 연봉이 최대 200만 위안(약 3억 8600만 원)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 금액은 중국 소프트웨어 개발자 평균 연봉의 10배에 이른다. 에바는 70시간 분량의 본 강좌 등록을 권하며 4980위안(약 96만 원)을 제시했다.

중국에서는 AI 인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IT 대기업 바이두는 올해 여름 인턴의 87%를 AI 분야에 배치했다. 알리바바, 바이트댄스(틱톡 운영사) 등도 AI 모델 개발과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AI 연구자들에게 빅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탑 시드(Top Seed)’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는 지난해 중국 AI 인력 수요가 2030년까지 6배 증가해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채용 플랫폼 ‘리에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AI 관련 채용 공고가 36% 늘었다.

◇ 학교 강의만으로는 부족…무료 강의와 커뮤니티 보충 활발

하지만 대학 AI 전공 강의만으로는 최신 AI 기술을 충분히 배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톈진의 한 대학 AI 전공생 첸은 “학교에서는 대형 언어 모델(LLM) 실습 교육이 부족해, 인터넷에서 책과 강의를 사서 혼자 공부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강의는 ‘100일 만에 AI 엔지니어 되기’, ‘AI 모델 시대 기회 잡기’ 등 자극적인 문구로 수강생을 모으고, LLM 역사부터 ‘검색 보강 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같은 심화 주제도 다룬다.

한편, 온라인 강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많다. 중국 소비자 불만 접수 플랫폼 ‘헤이마오투수(Heimao Tousu)’에는 “강사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취업 보장 과장 광고를 했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여럿 올라왔다. 유명 AI 강사 리이 저우(Li Yizhou)의 동영상 역시 실속이 없고 광고가 많다는 이유로 지난해 주요 소셜미디어에서 삭제됐다.

실무 경험을 쌓으려는 사람들은 무료 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서 ‘LLM 미세 조정’과 ‘AI 제품 배포’ 관련 강의를 100만 회 넘게 시청하며 공부한다. 일부 수강생은 유료 강의보다 무료나 저렴한 온라인 자료가 더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

AI 기술 발전에 따라 기존 IT 인력 사이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선전 소재 인재 중개 업체 즈커리어(Zzcareer) 창업자 배리 류(Berry Liu)는 "최고 AI 직종은 명문대 박사가 차지하지만, 독학한 개발자가 전문 AI 분야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둔화와 정부 규제 강화를 겪는 중국 IT 업계는 AI가 프로그래밍 업무를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위기 속에 기술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의 한 IT기업 개발자는 “회사 모든 부서가 AI 도입 압박을 받고 있어, 나도 새 챗봇을 만들며 실력 쌓기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AI 교육 시장은 산업 구조·일자리 변화에 맞춰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강의와 정보 부족, 비용 부담 같은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