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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년새 인구 90만명 줄어…출생자 역대 최저·사망자 최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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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년새 인구 90만명 줄어…출생자 역대 최저·사망자 최다 기록

지난 2021년 3월 25일(현지시각) 일본 후쿠시마현 나라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경로를 따라 어린이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3월 25일(현지시각) 일본 후쿠시마현 나라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경로를 따라 어린이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인구 감소 속도가 사상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일본 국적 인구는 90만명 넘게 줄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출생자 수는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사망자는 역대 최다였다.

CNN은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인구 통계를 인용해 2024년 일본의 일본인 인구가 90만8574명 줄어 전체 일본 국적 인구가 1억2000만명으로 감소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일본이 인구 정점을 찍었던 2009년(1억2660만명) 이후 16년 연속 감소세다.

◇ 출생자는 68만명, 사망자는 160만명

이번 통계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출생자 수가 단 68만7689명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68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159만명에 달해 역대 가장 많았다. 이같은 출생 감소와 고령화 현상은 일본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근접한 반면에 생산 가능 인구(15~64세)는 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 정부 대책에도 출산율 반등 기미 없어


일본 정부는 그간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주택 지원금, 출산 보조금, 남성의 육아휴직 권장 등 다양한 정책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높은 생활비, 정체된 임금, 주거난, 장시간 근로 문화 등이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과 동시에 ‘돌봄 노동’을 전담해야 한다는 가부장적 구조가 출산을 더욱 기피하게 만든다고 분석된다.

◇ 이민 확대가 대안 될까…외국인 거주자 10% 늘어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구 공백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이민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일본 사회는 여전히 인종적 동질성을 중시하는 보수적 기조가 강하고 외국인과 혼혈인에 대한 차별 문제도 여전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도 따른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최근 디지털 노마드 비자 제도 도입, 외국인 노동자 기술교육 확대 계획 등을 통해 이민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내 외국인 거주자 수는 10% 이상 증가해 36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3년 발표한 인구 예측 모델에서 2070년까지 인구가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국제 이주 증가로 인해 인구 감소 속도는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