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서브컴 등 입주, 아시아·태평양 핵심 산업 단지로 발돋움
수천 개 일자리 창출 효과…필리핀 정부 지원 속 지역경제 '활기
'수천 개 일자리 창출 효과…필리핀 정부 지원 속 지역경제 '활기

필리핀 수빅만 자유무역항에 있는 옛 한진중공업 조선소가 미국 투자사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주도로 첨단 산업·군사·물류 복합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길라 수빅'으로 이름 붙은 이 300헥타르 넓이의 부지는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세계적 기업들의 입주로 총 10억 달러(약 1조385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돼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데일리 트리뷴이 보도했다.
◇ 안보·산업 거점으로 거듭난 수빅
아길라 수빅은 7일(현지시각) 레돈도 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 기업 현황과 계획을 밝혔다. 필리핀 해군은 이곳에 숙박, 훈련, 함대 유지를 위한 작전 기지를 마련해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한다.
산업 부문에서는 세계 1위 조선업체인 HD현대중공업 필리핀이 조선, 선박 수리, 해상풍력 설비 건설을 위해 둥지를 틀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올해 4분기부터 선박 건조에 돌입할 계획이다. 해저 광케이블 제조와 설치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서브컴(SubCom)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물류 기업 V2X도 입주를 마쳤다. V2X는 재난 구호와 인도주의 지원 활동을 맡는다.
◇ 10억 달러 투자 유치…지역경제 '훈풍'
아길라 수빅의 재개발은 필리핀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버러스가 2022년 약 3억 달러(약 4155억 원)에 부지를 인수한 뒤, 총 투자 유치액은 10억 달러(약 1조385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나아가 150억 페소(약 3639억 원)의 추가 투자를 통해 산업·물류·에너지·교통 기반 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이러한 투자를 바탕으로 이 단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조선, 해저 기반 시설, 물류를 아우르는 핵심 산업 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인근 지역에는 새 식당과 상점 등 소규모 사업체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선순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 기여와 더불어 수천 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된다. 입주 기업들의 필리핀 현지 기술자, 숙련공, 협력업체 수요가 크게 늘면서 현지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경제 자립 기반을 다지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길라 수빅의 마크 밀란 총괄 매니저는 "2022년 운영을 시작하면서 이 시설을 세계적 기업들을 유치하고 수천 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만드는 수익성 높은 곳으로 가꾸겠다고 약속했다"라며 "운영 3년 만에 입주사들과의 협력과 필리핀 정부의 지원 덕분에 그 목표를 이루는 단계에 올라 기쁘다"고 말했다. 과거 단일 업종의 조선소가 안보, 첨단 기술, 물류까지 아우르는 복합 산업 중심지로 거듭나면서 필리핀 경제의 새로운 성장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