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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데(헝다)’, 25일 홍콩 증시 '상장 폐지'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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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개발업체 ‘에버그란데(헝다)’, 25일 홍콩 증시 '상장 폐지' 확정

법원 청산 명령 후 18개월 연속 거래 중단… '부채 위기' 종착역
부동산 침체·규제 당국 단속 여파… 또 다른 개발사 '컨트리가든'도 청산 위기
한때 세계 2위 경제대국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은 수년 동안 혼란에 빠져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때 세계 2위 경제대국의 핵심 성장 동력이었던 중국 부동산 시장은 수년 동안 혼란에 빠져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차이나 에버그란데)가 오는 25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다.

이는 중국 법원이 빚더미에 앉은 이 회사의 청산을 명령한 지 1년 반 만에 내려진 결정으로, 중국 본토 부동산 부문의 깊어진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12일(현지 시각)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헝다는 지난해 1월 법원 청산 명령이 내려졌을 당시 은행과 채권 보유자들에게 3000억 달러(약 410조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였다.

회사가 부채에 대한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청산이 결정됐고, 이후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홍콩의 상장 규칙은 증권 거래가 18개월 연속 중단될 경우 상장을 취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헝다는 지난 8일 홍콩 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 취소 결정을 통보받았으며, 이에 대한 검토를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버그란데의 마지막 상장일은 22일이 될 것이다.

회사 측은 성명에서 "모든 주주·투자자와 잠재적 투자자는 마지막 상장일 이후에도 주식의 주권은 유효하지만, 주식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으며 거래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헝다는 2020년 중국 규제당국이 부동산업계의 과도한 차입을 단속한 후 채무불이행에 빠진 수십 개의 개발업체 중 하나다. 이 단속은 부동산 산업을 위기에 빠뜨렸고, 세계 2위 경제를 위협하고 중국 안팎의 금융시스템을 흔들었다.

한때 중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 동력인 이 산업은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중국 주택 가격은 정책 입안자들의 지원 조치에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헝다는 1990년대 중반 쉬자인이 설립했으며 2009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지난해 1월 29일 주식 거래가 중단됐을 당시 주가는 0.16홍콩달러(약 28원)에 마감됐다.

창립자 쉬자인은 2023년 9월 범죄 혐의로 중국에서 구금되어 회사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켰다.

2024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재무기록 위조 등의 위반 혐의로 헝다의 자회사에 42억 위안(약 73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쉬자인 또한 4700만 위안(약 82억 원)의 벌금과 함께 평생 중국 증권시장에서 금지됐다.

홍콩 법원은 현재 헝다 외에도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에 대한 청산 청원을 처리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