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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관세 완화·금리 인하 기대에도…펀드매니저 91% ‘주식 과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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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관세 완화·금리 인하 기대에도…펀드매니저 91% ‘주식 과열’ 우려

“70%는 성장 둔화·물가 급등 ‘스태그플레이션’ 경고—AI株도 실적 충격에 휘청”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가 기업 실적에 결정적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리며 주식시장이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달 말 발표한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는 91%가 주식이 과대평가됐다고 답했고, 70%는 약한 성장과 빠른 물가 상승이 맞물린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상했다.

지난 11(현지시각) 배런스는 이 같은 폭넓은 불안 심리가 시장 변동성 확대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BoA 설문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의 투자 심리는 올해 2월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곧바로 주가지수가 크게 밀리면서 낙관론이 경계감으로 바뀌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자 물가 압박이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우려가 짙어졌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투자 심리의 괴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세 협상 시한을 연장하고, 반도체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해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 시장을 완전히 잃지 않도록 한 조치는 투자자들에게 위안이 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 완화로 기업 비용 부담이 일부 줄겠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펀드매니저 70%가 꼽은 스태그플레이션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과정에서 기업 이익이 제자리걸음하면 주가도 탄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AI 황금기흔들…빅베어·먼데이닷컴 주가 급락

지난해부터 시장을 이끌던 AI(인공지능) 관련주는 최근 실적 발표 후 급격히 밀려 시장의 자신감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소프트웨어 업체 빅베어.ai(BigBear.ai)는 이날 실적이 전망치를 밑돌자 주가가 12% 떨어졌고, 먼데이닷컴(Monday.com)은 깜짝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8%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는 “AI 기업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불안이 조금만 실적이 빗나가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낙관론과 불안감이 동시에 흐르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조정에 더욱 신중을 기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완화나 금리 인하 기대만 믿지 말고, 기업의 이익 성장과 물가 흐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