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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中·韓産 철강제품 '반덤핑 조사' 착수… 자국 철강 산업 보호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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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中·韓産 철강제품 '반덤핑 조사' 착수… 자국 철강 산업 보호 '총력'

국내 업체 청원 반영… "수요 약화·저가 수입품 유입, 가격 하락 촉발"
일본제철 "불공정 수입 관행 모니터링" 강조… 美 관세 압박 속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
일본은 중국과 한국의 용융 아연 도금 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은 중국과 한국의 용융 아연 도금 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중국과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고 일본 경제산업성이 13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건설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융아연도금강판이라고 1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8일 일본제철, 고베제철 및 기타 국내 제조업체들이 제출한 청원서에 따른 것이다. 이들 업체는 국내 수요 약화와 저렴한 수입품으로의 전환으로 인해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은 부식 방지를 위해 강판 표면에 아연을 도금한 제품으로, 건축 자재 중 특히 외부 요소에 노출되는 금속 부분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조사에는 홍콩과 마카오는 제외된다고 무역부가 밝혔다.

일본은 지난 7월에도 중국과 대만에서 수입되는 니켈 기반 스테인리스 냉간 압연 강판 및 스트립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이는 일본이 아시아 주요국들의 철강 수입에 대해 연이어 조사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부와 재무부는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1년 이내에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해당 국가들의 철강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일본 철강연맹 회장 이마이 타다시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는 불공정 수입 관행을 해결하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제철 사장이기도 한 이마이 회장은 업계가 조사 대상 제품 이외의 불공정 수입 관행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추가 무역 조치가 필요할 때마다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향후 더 많은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마이 회장은 또한 보호무역주의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일본이 값싼 철강 수입에 더욱 취약해져 국내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 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철강업계가 느끼고 있는 위기감을 반영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동북아시아 철강업계의 경쟁 구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철강 과잉 생산으로 인해 저가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조치가 다른 국가들의 유사한 대응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는 이번 일본의 조사 착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 철강업체들에게 중요한 수출 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는 해당 국가 정부와 기업들이 반박 자료를 제출할 수 있으며, 일본 당국은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내년 여름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