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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잭슨홀 금리인하 "하룻만에 돌변" 파월 정책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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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잭슨홀 금리인하 "하룻만에 돌변" 파월 정책변경

...뉴욕증시 비트코인 "연준 FOMC 충격"
연준 FOMC / 사진=연준 이미지 확대보기
연준 FOMC / 사진=연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커진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하루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6일 뉴욕증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Fed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이 75%로 떨어졌다. 하루 전 파월 의장이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고용 둔화 위험을 거론하며 “정책 기조 조정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한 뒤 73.3%에서 91.5%로 높아진 9월 금리 인하 확률이 다시 낮아진 것이다.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신호를 내비치긴 했지만 공격적인 완화와는 거리가 있는 신중한 논조를 유지한 영향이다. 관세 효과에 따른 물가 상승을 경고한 일부 Fed 인사의 발언 등도 영향을 미쳤다.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는 마켓워치에 “파월 의장이 9월 인하를 약속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데이터가 계속 나올 경우에만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의 미묘한 메시지를 되새김질하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하루 만에 파월 의장 연설 직전 수준인 75%로 원위치됐다. 결정적인 요인은 결국 9월 16~17일 Fed 통화정책회의 전에 나올 물가·고용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경계심이다. 앤드류 그랜섬 CIBC 수석 경제학자는 “여전히 8월 고용보고서에 따라 금리를 9월에 내릴지 10월에 내릴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월가의 중론은 여전히 Fed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 고용 시장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 관세발 물가 상승이 발생하더라도 수요 둔화로 억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내내 미국 고용 약화를 경고해온 닐 더타 르네상스매크로 리서치 총괄은 “지표가 견조하면 9월에 ‘매파적’ 인하를, 나쁘게 나오면 ‘비둘기파적’ 인하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미국 수석 경제학자도 “8월 고용보고서가 상당히 강하게 나오지 않는 이상 Fed가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가이던스를 철회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현재 증시의 최대 관심사인 두 가지가 모두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인공지능(AI) 산업의 총아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비둘기파적인 연설을 하면서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한껏 고조됐다. 이같은 기대감에 주요 주가지수는 급반등했고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7% 상승으로 마감했다. 금리인하 수혜가 기대되는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3% 뛰었다. 파월은 고용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정책조정 가능성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현재는 노동 공급과 수요가 모두 크게 둔화한 특이 형태의 균형 상태며 이는 고용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파월의 발언을 두고 연준이 고용 악화에 더 비중을 두고 있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다음 달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보단 고용이 더 중요하다는 게 시장의 인식이다.

파월의 발언이 전적으로 비둘기파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점이다. 파월은 "정책이 제약적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는 정책 기조 조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may warrant)"라고 말했다. 이는 금리인하를 확정짓는 게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둔 표현이다.

여기엔 고용이 강해지거나 물가가 더 뜨거워지면 9월 인하도 장담 못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그런 의미에서 7월 PCE 가격지수는 중요도가 더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6월의 2.8% 상승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월가 예상치도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고 있지만 시장은 이를 외면하는 분위기다. 7월 PCE 가격지수가 예상치를 웃돌고 물가가 더 끈적해져도 시장은 낙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최고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단기적 장애 요인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주도 결국 긍정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의 또 다른 주요 재료는 엔비디아의 실적이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기술주 매수가 여전히 합리적인지 가늠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공개적으로 AI 산업에 거품이 끼었으며 "AI 기업들의 가치가 이미 통제 불능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업계에 확산되는 거품론에 대한 대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도 AI 랠리가 펼쳐지는 동안 그래왔듯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실적 가이던스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중국과의 거래에서 엔비디아는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동시에 압박받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대만 TSMC의 방문을 앞두고 취재진에 "중국에 H20 칩의 후속 칩을 공급하는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대화 중"이라며 "(공급 여부를) 알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 규제에 맞춰 중국 시장용 저사양 AI 칩 H20을 판매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돌연 불허했으나 H20 판매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수출 재개 허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당국이 보안 우려가 있다며 돌연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H20 칩 사용 제한 지침을 내렸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상반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하청업체에 H20 작업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고 재고 소진에 우선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실적 궤도에 불확실성이 끼어든 만큼 이번 실적 발표회에서 향후 가이던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뉴욕증시 주요 일정 및 연설

- 8월 25일

7월 신규 주택 판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

- 8월 26일

7월 내구재 주문

6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6월 주택가격지수

8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

- 8월 27일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연설

실적 발표 : 엔비디아

- 8월 28일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

7월 잠정 주택 판매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 이사 연설

- 8월 29일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7월 도매 재고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는 발언을 내놓자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46.24포인트(1.89%) 오른 45,631.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6.74포인트(1.52%) 오른 6,466.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96.22포인트(1.88%) 오른 21,496.54에 각각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작년 1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500 지수는 6거래일 만에 반등해 지난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6,468.54)에 근접했고, 나스닥 지수는 4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이날 오전 2% 넘게 올랐다가 오후 들어 상승폭을 일부 줄였다.

S&P 500 지수 주요 종목들이 대부분 상승 마감한 가운데, 특히 최근 낙폭이 컸던 대형 기술주들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는 1.72%, 구글 알파벳은 3.04%, 아마존은 3.10% 각각 올랐다. 메타는 2.12%, 애플은 1.27% 각각 상승했다.

테슬라는 6.22% 급등했고, 인공지능(AI) 주도주 팔란티어도 1.64% 올랐다.

시장은 그동안 금리 인하를 기대해 왔지만, 실물 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관세 영향과 물가 상승 조짐, 비교적 견조한 고용 지표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되는 양상이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정책이 긴축적 영역에 있는 상황에서, 기본 전망과 변화하는 위험의 균형은 우리의 정책 기조 조정을 정당화해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양대 책무인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위험 요소들의 균형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노동시장이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노동 공급과 수요 모두가 뚜렷하게 둔화한 데서 비롯된 특이한 균형"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의 이런 균형이 "이례적인 상황"으로 이어져 예상보다 노동시장이 악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런 위험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급격히 늘어나는 해고와 실업률 상승의 형태로(in the form of sharply higher layoffs and rising unemployment) 매우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서 향후 금리 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연준의 기준 금리가 1년 전과 비교해 1%포인트 낮고 실업률도 여전히 낮다면서 이런 여건이 "우리가 정책 기조 변경을 고려할 때 신중하게 나아갈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이런 발언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을 약 83%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의 75%에서 상향된 수치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매체들도 "파월이 고용 시장 우려를 강조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의 4.33% 수준에서 이날 4.25%로 하락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전날보다 0.1%포인트 내린 3.69%를 기록하는 등 채권 시장도 눈에 띄게 움직였다.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이틀 연속 강세로 마감했다. 시장이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거의 100%로 확신하면서 단기 차입금리 하락의 수혜주인 전통주와 중·소형주에 매수세가 쏠렸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