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팝업스토어 '대성공'… "저렴하고 다양한 日 상품, 한국에 없어"
40대 이상 '반일 정서' 여전… 관세·외교 갈등에 따른 '보이콧' 위험 상존
40대 이상 '반일 정서' 여전… 관세·외교 갈등에 따른 '보이콧' 위험 상존

지난 7월, 현대백화점에 문을 연 돈키호테 팝업스토어는 매일 1,200명 이상의 고객이 몰리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렇게 긴 줄이 생긴 이유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돈키호테의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을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에는 대만이나 홍콩과 달리 일본 슈퍼마켓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식품의 높은 품질, 신선도, 혁신적인 맛에 대한 인기는 한국인들이 일본을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고 있다.
독립 저널리스트 제이슨 한은 "반일 정서는 줄어들고 있지만 40세 이상의 세대는 이미 이에 익숙하다"며 "또 다른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발생하면 무의식적으로 동의하거나 뒤로 물러서서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9년 일본의 무역 분쟁과 함께 일어났던 대규모 불매 운동은 일본 맥주 수입을 45% 감소시키는 등 큰 타격을 입혔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두 가지 주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한일 자유무역협정이 아직 체결되지 않아 수입 식품에 대한 관세 비용이 높다.
둘째,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 및 외교 상황은 보이콧과 같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일본 기업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UBS 증권의 카자하야 타카히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국 시장을 무시하는 것은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한국이 지리적, 문화적 친밀성 덕분에 일본 기업의 첫 해외 진출 목적지로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 기업들이 잠재적 위험을 인식하고 있으며, 투자 규모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소매 시장 또한 일본 슈퍼마켓의 진출에 구조적 장애물이 될 수 있다. 2000년대 초, 대기업 백화점과 소매업체들이 일본 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이는 전체 라인업의 10% 미만이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쿠팡, 마켓컬리 등 전자상거래의 부상으로 일본 식품 판매가 늘었지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돈키호테 운영사인 팬퍼시픽 인터내셔널 홀딩스(PPIH)는 이번 팝업스토어의 성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더 많은 한국인들이 돈키호테에 대해 알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창민 교수는 "일본 슈퍼마켓은 제품의 진위성, 희귀성, 품질에 기반한 전략을 통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처럼 외교적 갈등 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결국, 일본 기업들이 한국 시장의 위험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