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기업과 최고경영자(CEO)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경제 전반에 전례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논란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도록 하는 합의가 논란을 부르고 있지만 주요 기업들은 공개 비판을 피하고 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엔비디아의 H20 칩 대중국 판매 허용 조건으로 해당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도록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도 13일 “다른 기업에도 같은 조건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혀 파장이 커졌다.
라이언 본 케이토연구소 소속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도 기업 활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었지만 2기 들어 그 수위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공산당을 모방해 국가자본주의를 도입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제프리 소넨펠드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 역시 “이른바 ‘마르크스풍 MAGA’가 확대되며 사기업 의사결정을 약화시키고 연줄에 따른 승패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립부 탄 인텔 CEO의 사퇴를 요구해 주가를 흔든 뒤 탄 CEO가 11일 백악관을 방문하자 “성공과 부상이 놀라운 이야기”라며 평가를 바꿨다. 또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경기 경고를 문제 삼아 데이비드 솔로몬 CEO에게 “새 이코노미스트를 구하라”고 요구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 리더십이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를 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기업들의 침묵은 보복 우려와 맞물려 있다고 NPR은 전했다. 소넨펠드 교수는 “보복의 힘이 커서 CEO들이 곰을 건드리길 주저한다”며 “홀로는 불가능하고 집단행동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NPR는 관세 15%가 전면 시행되는 가운데도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연말 물가가 뛰면 경영계 반발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