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이 별다른 휴전 합의 없이 종료되자 서방 언론들의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해결사'라는 트럼프의 명성에도 흠집이 났다는 비판이다.
16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에게는 좋은 날이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트럼프)로부터 동등한 대우를 받는 모습을 자국민에게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푸틴이 트럼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추가적인 제재 도입 가능성을 지연시킬 기회를 얻었다"며 "회담 결과와 무관하게 푸틴이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미·러 정상회담이 기대와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합의는 물론이고 후속 회담에 대한 합의 없이 허무하게 끝났다"며 "이번 회담을 '용두사미'(anticlimax)"로 규정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푸틴은 트럼프에게서 정확히 그가 원했던 것을 얻어냈다"며 "미국 대통령의 환대를 받은 러시아 지도자는 자신이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돌아왔음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고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는 푸틴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줬지만, 얻은 것은 거의 없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회담의 실질적인 성과 부재를 비판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회담이 트럼프의 오랜 정치적 자산인 '해결사(dealmaker)' 이미지에 흠집을 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푸틴 대통령에게 보인 만큼의 존경을 다른 어떤 외국 정상에게도 보인 적이 없다"며 "트럼프가 특정 지도자에게 보내는 존경의 크기는 곧 그 인물에 대한 그의 평가 수준을 반영한다"고 비꼬았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