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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대외수입국세청’ 신설 구상했지만 표류…관세 수입도 기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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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대외수입국세청’ 신설 구상했지만 표류…관세 수입도 기대 이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직전부터 공언했던 새로운 관세 징수 전담기구 ‘대외수입국세청(ERS)’ 설립 계획이 백악관 내부의 권한 다툼과 세수 부진 탓에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ERS는 외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관세와 세금을 전담해 징수하는 기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

그는 “ERS를 통해 거둬들인 막대한 관세 수입이 장차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재집권 직후에도 “관세 수입만으로 수조 달러를 확보해 국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거나 국가 부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부처 간 주도권 다툼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ERS는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에게 상무부·국토안보부와 협의해 ERS 설립의 타당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나 이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주도권을 요구하면서 부처 간 권한 다툼이 불거졌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 1월 21일 취임 기념 연설에서 “외국 기업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시장에 들어오려면 반드시 비용을 내야 한다”며 ERS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이후 뚜렷한 후속 조치는 없는 상태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 관세 수입도 기대에 못 미쳐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7월까지 관세로 1500억 달러(약 204조 원)를 거뒀다고 주장했지만 트럼프가 장담한 ‘수조 달러 규모’와는 큰 차이가 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무부 내부에서는 ERS 세수를 토대로 국부펀드를 조성하거나 산업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국제통상 전문 로펌 켈리드라이&워런의 존 푸트 변호사는 “국제 무역과 관세 징수 체계 자체가 워낙 복잡하다”며 “ERS 설립 논의가 지연되면서 기업들도 관세 체계를 제대로 추적하기 어려워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납세자연합의 피트 셉 회장은 “관세는 외국 제품을 막는 수단인지, 아니면 세수 확대 수단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며 “둘 다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 아직은 생소한 개념


ERS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제안한 새로운 기관으로 미국 내에서도 아직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일부 법률·무역 전문 블로그에서 소개됐을 뿐 주요 언론 보도는 드물었고 이번 폴리티코 보도가 ERS의 현황과 한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거의 첫 심층 기사로 평가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