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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고율 관세에도 물가 급등 없는 이유…“실제 관세율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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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고율 관세에도 물가 급등 없는 이유…“실제 관세율은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고율 관세가 100년 만에 최고 수준임에도 미국의 물가가 예상만큼 급등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새로운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인구조사국 데이터를 토대로 수입업자들이 실제로 납부한 관세율을 분석한 결과 올해 5월 가중평균 관세율이 약 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백악관 발표치인 12%보다 낮은 수치로, 다른 일부 추정치보다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 절반 이상 무관세…중국산 수입 줄이며 체감 부담 낮아


바클레이즈는 전체 미 수입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여전히 무관세였고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고율 관세가 매겨진 중국산 제품 대신 다른 국가 제품이나 국산품으로 대체한 점이 실제 관세율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버틴 이유는 관세 충격이 실제로는 더 완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JP모건 역시 지난 6월 실효 관세율이 공표 평균보다 낮았다며 이는 수입처 다변화와 내수 전환 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관세 수입은 늘었지만…앞으로 인상 압력은 불가피


펜실베이니아대 ‘펜 워튼 예산모델’에 따르면 올해 1~6월 미국 정부는 신규 관세로 585억 달러(약 76조 원)를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가구, TV 등 일부 수입품 가격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전체 물가 충격은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

펜 워튼 예산모델은 세금·지출·무역 정책 등이 경제와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데이터 기반 시뮬레이션과 예측을 제공하는 것으로 의회, 행정부, 언론 등이 새로운 법안이나 정책의 재정적 효과를 가늠할 때 참고하는 주요 연구 자료로 자주 인용된다.

다만 관세율이 낮게 유지된 것은 임시적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바클레이즈는 “현재는 관세 예외가 많지만 앞으로 면제 조항이 사라지고 제약·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초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실효율은 1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에 250%, 반도체에 100% 관세를 경고한 바 있다.

◇ 소비자 물가에 본격 반영 가능성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이 당장 가격을 올리기보다 관망해 왔지만 향후 관세율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디티야 바베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가격 인상을 조정하는 단계”라며 점진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예상했다.

즉 지금까지는 ‘숨은 완충장치’ 덕에 물가 충격이 완화됐지만 관세 예외가 사라지고 대체 수입 효과가 줄면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