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부터 분만까지 완전 재현, 불임 치료 희망 vs 윤리 파괴 우려 격돌"

베이징에서 열린 '2025년 글로벌 로봇공학 컨퍼런스'에서 중국 기업 '카이오와 테크놀로지' 창립자인 장치펑은 새로운 로봇이 인간 자궁을 재현한 인공 환경 내에서 태아의 수정 완료부터 출생까지 성장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장치펑은 "로봇은 최대 10개월 동안 태아를 안고 다닐 수 있어 불임 문제로 고통받거나 임신으로 인한 신체적 부담을 피하고자 하는 개인에게 잠재적인 해결책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은 탯줄 대신 인공 양수와 영양 공급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회사에 따르면 시제품은 2026년까지 10만 위안(약 1930만 원) 미만의 비용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치펑은 이 프로젝트가 사용을 규제하는 입법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광둥성 정부와 여전히 논의 중임을 확인했다.
인공자궁 기술 자체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연구원들은 2017년 '바이오백' 안에서 양 태아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기 단계의 배아 지원에서 만삭 운반으로의 전환은 여전히 큰 과학적 과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중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들은 수정 후 14일을 초과한 인간 배아 실험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유전자 편집 아기' 논란 이후 관련 규제를 더욱 강화했다. 당시 유전자 편집 쌍둥이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한 허젠쿠이 박사는 2019년 불법의료행위죄로 징역 3년과 벌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장치펑은 싱가포르 난양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년 전 직접 로봇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중국 내에서 서비스 로봇과 안드로이드 기술 개발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가 설립한 회사는 음식점 로봇과 손님맞이·해설 로봇 시리즈 등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는 로봇을 구매하고 싶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한편, "로봇에게 아이의 법적 어머니 지위를 줄 수 있느냐", "'맞춤형 아기'나 불법 난자 거래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관련 법과 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윤리적 비판도 다수 제기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운반 로봇과 함께 인공 수분을 통해 작물 생산을 가속화하는 데 전념하는 최초의 인공지능(AI) 탑재 로봇도 선보여 현대 기술을 농업 및 의료 부문에 통합하려는 중국의 전략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윤리적 기준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실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