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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BYD 등 중국 전기차업계, 해외투자 160억 달러로 사상 첫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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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BYD 등 중국 전기차업계, 해외투자 160억 달러로 사상 첫 역전

"배터리 3대 기업 해외 공장 러시...테슬라·BMW 현지화 요구에 글로벌 확산“
지정학적 긴장과 환경문제 등으로 완성률은 25% 수준에 그쳐
중국 전기차 산업이 2024년 처음으로 해외투자 규모가 국내투자를 앞질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전기차 산업이 2024년 처음으로 해외투자 규모가 국내투자를 앞질렀다.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산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해외투자 규모가 국내투자를 앞지르는 역사상 첫 전환을 맞았다. 비즈니스타임스가 지난 18(현지시각) 보도한 조사업체 로디움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공급업체들의 지난해 해외투자는 약 160억 달러(222300억 원)로 국내투자 150억 달러(208400억 원)를 넘어섰다.

◇ 넘치는 내수시장과 세계 진출 전략

중국 전기차 업계의 해외투자 확대는 국내 시장에 차가 넘치고 치열한 가격경쟁이 주요 배경이 됐다. 로디움그룹의 아만드 마이어 선임연구원은 "해외투자가 국내투자를 앞지른 것은 넘치는 중국 시장과 더 높은 수익을 위한 해외 진출의 매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수년간 투자의 약 80%를 국내에 집중투자했으나, 지난해 이런 모습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로디움그룹은 설명했다. 기업들은 공급업체 전반에서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동시에 유럽과 미국의 높은 관세를 피하려고 현지 생산시설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해외 고객들의 현지화 생산 요구와 높은 운송비용도 해외투자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다. 테슬라와 BMW 등 기존 고객사들이 공급업체 현지화를 요구하면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 배터리업계가 이끄는 해외 진출

해외투자의 약 4분의 3은 배터리 업체들이 이끌고 있다. 이는 배터리 산업이 돈이 많이 드는 특성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CATL(닝더스다이)은 올해 6월 해외 진출을 "가장 중요한 일"로 선언했다. 중국 국내 자동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이 업계 전반의 건강함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1위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는 브라질과 태국에 공장을 돌리고 있으며, 트뤼키예와 인도네시아에도 생산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트뤼키예에 10억 달러(139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설립을 약속했다.

CATL과 함께 중국 배터리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엔비전그룹과 고션하이테크 등 주요 배터리 업체들도 테슬라와 BMW 등 기존 고객사들을 따라 해외로 나가고 있다. 높은 운송비용과 현지 공급 요구가 해외 진출의 주요 힘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 해외 사업의 높은 위험과 낮은 성공률

하지만 해외 사업들은 상당한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해외 사업은 국내 사업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고 건설 기간도 길며, 규제와 정치상 위험도 높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실제로 해외에서 발표한 전기차 제조 사업 중 끝낸 것은 25%에 그친 반면, 국내 사업의 성공률은 45%에 이른다. 국내 사업은 시작도 더 빠르다. 중국 내 배터리 공장은 보통 3~12개월 안에 건설을 시작하지만, 해외에서는 10~24개월이 걸린다고 로디움그룹은 분석했다.

지정학상 긴장도 해외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과 지정학상 긴장 때문에 멕시코 대형 공장 건설 계획을 한없이 미뤘다. 중국 북부 배터리 업체인 스볼트에너지테크놀로지는 발표했던 해외투자의 99%를 취소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공급업체들의 국제 진출은 전기차에 대한 세계 수요가 고르지 못한 점과 유럽연합(EU) 등 시장의 견제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중국 기업들은 기술 이전과 일자리 유출, 산업 공동화에 대한 중국 정부의 걱정이 커지면서 해외투자에 대한 더 엄한 통제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의 해외 진출은 세계 전기차 공급업체 재편을 빠르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외 사업의 높은 불확실성과 위험은 중국 기업들에게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