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 초고속 충전소 1만 2000개, 2030년 18만 개로 확대 전망

지난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관련 업계 통계를 보면, 미국 내 초고속 충전소규모가 약 1만 2000개, 총 충전 포트는 6만 개에 이른다. 2030년까지는 충전 포트가 약 3배 늘어난 18만 개에 이를 전망이다.
◇ 미국 초고속 충전소 급증… “EV 대중화 뒷받침”
미국 내 초고속 충전 인프라는 지난 3년간 급속히 확장됐다. 현재 최고 출력 400킬로와트(kW) 정도를 내는 충전기가 속속 설치됐고, 이를 통해 40~80% 배터리 충전에 20~30분 정도면 충분하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 인근 BP 플러스 충전소 같은 ‘메가플렉스’에서는 48개 충전 포트를 운영해 한꺼번에 많은 EV가 충전할 수 있다.
◇ 실전 ‘로드트립’에서 확인한 EV 충전 인프라 현장
WSJ는 실제 소속 기자가 5일간 약 1600마일(2575킬로미터)을 리비안(Rivian) R1S 전기차로 달리며 충전소 10곳을 이용했다. 로스앤젤레스 LAX 인근에서 출발해 세쿼이아 국립공원, 태평양 연안 고속도로를 거쳐 프레즈노까지 갔다. 특히 고도 1800미터에 이르는 국립공원 내에는 충전소가 전혀 없었으나, 60% 남은 배터리로 산악을 오르내리는 데 문제를 느끼지 않았다. 배터리 방전을 걱정할 필요 없이, 차내 캠핑 모드로 밤을 보내는 것도 가능했다.
이 기간 충전 소요 시간은 대부분 20~30분으로 식사나 휴식을 하기에 적당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충전 대기나 고장으로 잠시 불편을 겪기도 했지만, 전체 여행에서는 문제가 없이 충전할 수 있었다. 또 다른 가족 단위 여행자는 현대 아이오닉 5로 3개 주를 넘는 1000마일(약 1600km)을 무리 없이 다녔다고 전했다.
◇ 충전가격은? 인프라 확대와 미래 전망
집에서 충전하는 전기 요금이 가장 싸지만, 공공 급속 충전은 시간당 요금이나 네트워크 할인 혜택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일부 테슬라 충전기에는 비회원 EV 사용자가 30% 이상 높은 요금을 낸 경우도 있었다.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역에 50만 개 이상의 EV 충전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75억 달러(약 10조 3800억 원) 규모 인프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고속도로 80킬로미터마다 충전소를 설치하여 장거리 이동이 편리하도록 만드는 ‘국가 전기차 인프라 프로그램(NEVI)’에도 50억 달러(약 6조 9200억 원)를 배정한다. 농촌과 도시 외곽에도 충전 인프라가 퍼지고 있어 앞으로 충전소 부족 문제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캘리포니아주가 가장 많은 충전소를 보유했고, 뉴욕과 플로리다 주가 그 뒤를 잇는다고 밝혔다. 2023년 기준 전국 공공 충전소 수는 13만 8000여 개에 이른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장으로 장거리 운행 걱정이 사라지고, EV가 미국인의 대표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미국은 충전소 부족을 넘어 전기차 전환의 중요한 전환점에 섰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