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다이아몬드 절반 공급하는 수라트 마비…미국 수입 절반 끊기며 글로벌 시장 흔들려

◇ 수라트, 일자리 최대 10만 개 사라질 위기
수라트에는 지난해 기준 80만~100만 명의 노동자가 다이아몬드 절단과 연마 일을 하고 있다. 인도 보석 수출기관에 따르면 미국은 인도산 다이아몬드의 최대 고객으로, 지난해 약 50억 달러(약 6조9600억 원) 규모를 사들였다.
하지만 이달 7일부터 25% 관세가 시행되고, 50%까지 오를 예정이어서 미국 바이어들의 주문은 중단됐다. 구자라트 다이아몬드 노동조합은 “관세 발표 이후 이미 5만 명 가까이 일자리를 잃었고, 앞으로 10만 명이 일할 곳을 잃을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 라메시 질리야 위원장은 “미국의 관세는 단순한 무역 문제가 아니라 수라트의 가정까지 무너뜨린다”고 말했다.
◇ 러시아 제재에 이어 관세까지 겹쳐 '이중고'
현지 가공업체들은 사무실 에어컨까지 끄고 전기를 아끼며 버티고 있다. 직원 절반을 내보내는 곳도 많다. 한 가공업체 대표는 “이번 달 소득이 지난달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서 “곧 공장 자체를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아미트 코랏 수라트 보석제조업체협회 회장은 “살아남으려면 합성 다이아몬드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분석가 아비 크라위츠는 “러시아 원석 가격이 오른 탓에 이윤이 이미 얇아졌다”면서 “관세까지 겹치면 업계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폴 짐니스키는 “미국 판매업체들은 석 달치 물량으로 우선 버티고 있지만 50% 관세가 현실화되면 전 세계 공급망에 큰 충격이 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 미·인도 관계 냉각, 모디 정치적 타격 커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에 대한 응징”이라고 주장했다. 미·인도 무역 협상은 취소됐고 양국 간 비난전이 이어지고 있다. 백악관 무역 고문 피터 나바로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인도가 러시아·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 대우를 받으려 한다”면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 경제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대가를 치를 준비가 돼 있다”며 브릭스(BRICS) 협력 강화를 언급했다. 그러나 피해가 집중된 그의 고향 구자라트주에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바베쉬 바카르라는 노동자는 “모디 총리가 미국에 맞서지 않고 있다”면서 “다시는 모디에게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