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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상호관세 무효 판결 "트럼프 더 큰 관세폭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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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상호관세 무효 판결 "트럼프 더 큰 관세폭탄 예고"

국제비상경제수권법 "IEEPA법" 대신 무역확장법 232조 대폭 확대 ...백악관 뉴욕증시 달러환율 국채금리 비트코인 "폭풍전야"
상호관세 무효 판결 속 트럼프 대통령/사진= 백악관이미지 확대보기
상호관세 무효 판결 속 트럼프 대통령/사진= 백악관

[속보] 상호관세 무효 판결 "트럼프 더 큰 관세폭탄 예고" ... 뉴욕증시 달러환율 국채금리 l비트코인 "폭풍전야"

국제비상경제수권법 "IEEPA법" 대신 무역확장법 232조 대폭 확대 ...백악관

상호관세가 미국 고등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트럼프의 더 큰 관세폭탄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물론 달러환율 국채금리 l비트코인 등은 그야말로 "폭풍전야" 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판부를 향해 "정치편향적"이라면서 "모든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관세가 사라지면 국가에 총체적 재앙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더 이상 거대한 무역적자, 다른 나라들이 부과한 불공정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감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큰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도움 아래 우리는 그것(관세)들을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도록 사용할 것"이라면서 대법원 상고 방침을 시사했다.

31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미국 2심 법원 판결이 나왔다. 워싱턴 DC 연방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고등법원 재판부는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대통령에 부여하지만, 이들 중 어떤 조치도 명시적으로 관세, 관세 부과금, 또는 그와 유사한 것을 부과하거나 과세할 권한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이 재판부는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고등법원 재판부는 이어 " 국제그 법은 관세(또는 그런 종류의 동의어)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에 명확한 한계를 담은 절차적 안전장치도 갖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번 결정은 항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0월 14일까지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정부가 이번 결정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시행한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한 국제무역법원(USCIT)의 지난 5월 28일 판결에 정부가 항소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 적자가 국가 안보와 경제에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IEEPA에 근거해 국가별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관세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5곳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지난 4월 14일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4월 23일에는 오리건주를 비롯한 12개주도 소송에 가세했다. 이번 판결은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펜타닐 유입을 이유로 중국·캐나다·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그리고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보복했다는 이유로 재차 부과한 관세 등 총 5개 관세 행정명령에 적용된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적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주로 활용됐다. '무역 불균형'과 '제조업 경쟁력 쇠퇴', 그리고 '마약 밀반입'을 이유로 IEEPA를 활용해 관세를 부과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향후 대법원에서 IEEPA를 근거로 한 관세를 불법으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관세를 부과할 수단이 여전히 다양하다. 자동차와 철강 등 IEEPA가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국가 안보 차원에서 부과한 품목별 관세는 이번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철강 관세의 경우 이미 트럼프 1기 때 소송이 제기된 적 있으나 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준 전례가 있다. 무역법 301조와 122조, 관세법 338조도 관세 부과 수단으로 거론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면제되던 미국 관세가 최근 협상을 통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국 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 평균과 비교해 협상 후 우리나라 관세율 인상 폭은 약 15%포인트(p)로, 50개 나라 가운데 18위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인상 폭이) 중상위 그룹에 속해 결과적으로 관세 영향이 클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한미FTA 적용으로 기존 관세율이 0%였던데다, 철강·자동차 등 품목 관세의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커 (평균 관세율의) 인상 폭도 크다"고 설명했다. 품목별 미국 관세 노출도는 2024년 기준 각 국가의 대(對)미국 수출액 중 해당 품목의 비중으로 정의됐는데, 우리나라는 ▲ 자동차 1위 ▲ 철강·알루미늄·구리 5위 ▲ 반도체 8위로 파악됐다.모형 등을 통해 이런 미국 관세 변화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새 미국 관세정책은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 0.45%p, 0.60%p 낮출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관세 영향은 크게 무역·금융·불확실성 경로를 통해 한국 경제에 전달되는데, 우선 무역 측면에서 미국 관세 인상으로 수출 비용이 오르고 미국 내 물가 상승으로 총수요도 줄어들면 대미 수출이 크게 축소된다. 미국 외 나라의 수입 수요도 미국 관세에 따른 성장 둔화로 감소하면서 미국 외 국가 대상 수출도 전체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금속·기계와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등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금융 측면에서도 미국 관세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키워 미국 통화정책이 더 긴축적으로 운영되면, 국내외 금융 여건 개선이 지연돼 실물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불확실성 경로는 기업과 가계가 미국 관세 상황을 지켜보며 경제 의사 결정을 늦추는 데 따른 투자·소비 위축 현상을 말한다. 각 경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영향은 각 ▲ 무역 -0.23%p·-0.34%p ▲ 금융 -0.09%p·-0.10%p ▲ 불확실성 -0.13%p·-0.16%p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미국 관세정책 시행 이후 최근까지 국내외 영향이 상호관세 유예, 기업의 부담 흡수 등으로 우려보다 작았지만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으로 향하던 여타국 수출이 국내로 전환되면 산업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고,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해 고용 위축과 인재 유출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 정부, 가계가 위기의식을 갖고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