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국가안보회의(NSC) 인력을 크게 줄이고 소수 측근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안보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직접 국가안보 시스템을 운영하는 ‘톱다운’ 방식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 인력 감축과 루비오 겸직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NSC 직원을 과거 행정부의 400명 수준에서 약 150명으로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 월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취임 3개월 만에 경질됐고 후임으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외교 수장과 NSC 보좌관 역할을 동시에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혼선과 즉흥적 결정
이 같은 구조 변화는 집행 단계에서 혼선을 낳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트로이 피트렐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고위관리는 백악관 지시 없이 유엔총회 계기 아프리카 정상회의 계획을 성급히 발표해 논란을 불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예멘 후티 반군을 상대로 한 공습을 개시한 지 두 달 만에 돌연 종료를 선언했지만 후티의 공격은 이어지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NSC를 본래의 조정기구로 되돌리겠다며 감축을 주장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과 맞아떨어진다고 WSJ는 전했다.
◇ 전문가들의 우려
콘돌리자 라이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NSC 운영은 대통령 스타일에 따라 달라진다”면서도 현 방식이 전통적인 협의 구조와는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체제가 단기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정책 예측 가능성과 외교적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