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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CEO, 부하 직원과의 관계로 전격 해임…필립 나브라틸 후임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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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CEO, 부하 직원과의 관계로 전격 해임…필립 나브라틸 후임 임명

전격 해임된 로랑 프렉세 네슬레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격 해임된 로랑 프렉세 네슬레 CEO.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식품업체인 스위스의 네슬레가 로랑 프렉세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해임했다. 부하 직원과의 사적 관계를 회사에 알리지 않아 윤리 강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이번 인사는 프렉세가 취임한 지 꼭 1년 만에 단행됐다.

2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슬레는 전날 낸 성명을 통해 프렉세의 해임 사실을 알리며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자체 조사 결과 프렉세가 부하 직원과의 연애 사실을 숨겨 회사의 사업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네슬레는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폴 불케 회장과 파블로 이슬라 이사회 독립이사의 감독 아래 외부 전문가까지 참여해 진행됐다. 네슬레는 프렉세에게 별도의 퇴직 보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후임 CEO로는 네슬레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필립 나브라틸이 즉각 선임됐다. 그는 지난 2001년 입사 후 온두라스 법인장, 멕시코 음료사업 책임자를 거쳐 커피 전략부문과 네스프레소 대표를 맡아왔으며 올해 초부터 네슬레 집행이사회에 합류했다. 나브라틸은 취임 성명을 통해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며 성과 유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인사는 네슬레가 올 들어 글로벌 소비 환경 악화와 미국 무역 관세 압박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뤄져 파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은 “중기적 경영 방향에 의문부호가 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네슬레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17% 하락하며 경쟁사와 시장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한편, 최근 글로벌 소비재 업계에서는 윤리 문제로 인한 최고경영자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유니레버, 디아지오, 허쉬 등이 올해 들어 경영진을 교체했으며 미국의 콜스와 IT기업 애스트로노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네슬레는 이번 사태와 별개로 내년에 불케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어서 향후 지배구조 변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