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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베이징서 회담…美 압박 속 '전례 없는' 연대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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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베이징서 회담…美 압박 속 '전례 없는' 연대 과시

SCO 정상회담 참석차 푸틴 중국 방문, "절대적으로 전례 없는" 규모
"일방적 강압 조치 반대" 공동 선언…트럼프 무역 정책에 맞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국가주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9월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사진 촬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국가주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5년 9월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에서 사진 촬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베이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중국 관영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양국의 최근 연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된다고 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관리와 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 중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중국 방문을 "절대적으로 전례 없는" 규모라고 표현했다.

베이징은 푸틴 대통령의 4일간 중국 방문 중 두 번째 목적지다. 그는 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20여 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을 위해 북동부 도시 톈진에 먼저 도착했다.

정상회담 후 발표된 선언문에서 10개 회원국 지도자들은 "블록 기반 및 대립적 사고를 통해 국제 및 지역 핫스팟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직접적 대응으로 보인다.
SCO 회원국들은 또한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이고 비차별적이며 규칙에 기반한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선언문은 "회원국들은 유엔 헌장과 기타 국제법 규범, WTO 원칙과 규칙을 위반하는 경제적 조치를 포함한 일방적인 강압적 조치에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2001년 결성된 유라시아 정치·경제·안보 블록인 SCO의 많은 회원국들은 현재 미국의 전면적 제재와 징벌적 관세에 직면해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들 국가들이 서방의 압력에 공동 대응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시진핑과 푸틴의 이번 회담은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과의 지정학적 분열이 커지는 가운데 "제한 없는" 파트너십 하에 여러 분야에 걸쳐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맥락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지금까지 40회 이상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회담했다.

지난달 알래스카에서 트럼프와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러시아와 미국 간 의사소통에 대해 브리핑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국가 안보에서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자주 회동하고 있으며, 양국 군대는 정기적인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국영 통신사 신화통신에 양측이 2026-27년을 '러시아-중국 교육년'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의 기술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과학, 기술 및 혁신 분야의 협력이 장려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중러 양국이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SCO 회원국들에게 협력 강화와 개발은행 설립을 촉구한 것은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대한 대안적 체제 구축 의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진핑-푸틴 회담이 단순한 양자 관계를 넘어 미국 주도의 서방 질서에 도전하는 새로운 국제 연합체 형성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