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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봇청소기, 美 시장 '점령'…아이로봇, '파산'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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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봇청소기, 美 시장 '점령'…아이로봇, '파산' 위기 직면

로보락·에코백스 등 中 기업, 1분기 출하량 54% 장악…아이로봇 점유율 9%로 '추락'
美 관세·치열한 내수 경쟁, '해외 진출' 가속화 촉진…"미국서도 수익성 유지"
2025년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가전제품 무역 박람회인 CES 2025 기간에 참석자들이 로보락 부스에서 로봇청소기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와 그 동종 업체는 2025년 1분기 전 세계 출하량을 장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가전제품 무역 박람회인 CES 2025 기간에 참석자들이 로보락 부스에서 로봇청소기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와 그 동종 업체는 2025년 1분기 전 세계 출하량을 장악했다. 사진=로이터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미국 시장의 선구자 아이로봇(iRobot)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혁신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2일(현지 시각)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

미국 시장 조사 전문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4대 로봇청소기 기업은 모두 중국 출신인 로보락(Roborock)·에코백스(Ecovacs)·드림테크놀로지(Dream Technology)·샤오미(Xiaomi)였다.

이들 4개 기업은 전 세계 출하량의 54.1%를 차지하며 불과 1년 전 시장 선두였던 아이로봇을 5위로 끌어내렸다. 아이로봇의 시장 점유율은 9.3%로 급락했으며, 전 세계 출하량도 30.6% 감소했다.
IDC의 클레어 자오 수석 분석가는 "중국 국내 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제조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이들 기업이 여전히 "가장 수익성이 높은 지역인 미국을 계속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산 일부 수입품에 대해 100% 이상에서 최소 30%로 관세를 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았다.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업체들은 마케팅을 위해 현지 인플루언서와 파트너십을 맺고, 현지 유통업체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아마존(Amazon)·월마트(Walmart) 같은 미국 주요 소매업체의 진열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에코백스는 2분기 미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6.5% 증가했다고 보고하며 "해외 공급망 레이아웃의 가속화된 개선"과 미국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해외 생산 라인의 성공적인 개설을 언급했다.

중국 기업들은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모델을 맹렬한 속도로 출시해 해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에코백스는 재설계된 걸레와 벽을 따라 미끄러지는 작은 측면 롤러 등 향상된 기능의 'X11' 모델을 발표했다. 로보락은 연구개발(R&D) 직원을 73.5% 증가시켜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에코백스의 X11 프리미엄 버전은 상하이에서 약 6000위안(약 840달러)에 판매되지만, 아마존 미국 웹사이트에는 약 1500달러에 등록되어 있어 에코백스가 현재 관세 수준에서도 미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팀 추아는 "중고가 제품은 이윤이 더 높아 관세 비용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때 로봇청소기 시장을 개척했던 아이로봇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으며, 9월 19일 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로봇 외에도 독일의 포르베르크 그룹이 2023년 미국 로봇청소기 자회사 '니토 로보틱스'를 폐쇄하는 등,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