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새 ‘마스터 플랜 파트4’ 공개하며 AI·로보틱스 전환 선언

테슬라가 전기차 중심 기업에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중심 기업으로의 변화를 공식화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미래 가치 대부분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전통적인 자동차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로봇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날 새로운 ‘마스터 플랜 파트4’를 공개했다. 머스크가 지난 1년 넘게 예고해온 이 계획은 그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발표됐다.
◇ “지속 가능한 풍요” 내세운 전략 전환
머스크는 특히 옵티머스를 회사의 핵심 성장축으로 지목했다. 그는 “앞으로 테슬라 가치의 80%가 옵티머스에서 나올 것”이라며 로봇이 전기차보다 더 큰 수익원을 창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옵티머스는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업무를 대신 수행해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면서 이를 “노동의 개념 자체를 바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 “실행력은 불확실”
그러나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렉트렉은 이번 플랜이 “실질적 로드맵이라기보다 추상적인 이상과 구호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과거 마스터 플랜 1·2가 스포츠카 로드스터, 보급형 세단 모델3,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개발 등 구체적 과제를 담았던 것과는 달리 이번 플랜은 ‘무제한 성장’과 ‘지속 가능한 풍요’ 같은 포괄적 표현에 치중했다는 것.
전문가들 역시 옵티머스의 상용화 가능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옵티머스 시연은 대부분 원격 조작에 의존했고 최근에는 로스앤젤레스에 문을 연 미래형 테슬라 레스토랑에서 팝콘을 나르는 시연조차 하루 만에 중단된 사례가 있었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실제로 로봇을 안정적으로 상용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 자동차 기업에서 로봇 기업으로
머스크의 발언과 이번 플랜은 테슬라의 정체성을 바꾸려는 전략적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그는 로봇과 AI가 회사의 다음 성장동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테슬라 역사상 가장 노골적으로 자동차 사업의 중요성을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머스크 특유의 과감한 전망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끌어올릴 수는 있어도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AI와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 기업들 역시 치열하게 뛰어들고 있어 테슬라가 주도권을 쥘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