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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프라 노동력 부족 ‘심각’…‘철 카드’ 도입해 숙련 이민자 확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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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프라 노동력 부족 ‘심각’…‘철 카드’ 도입해 숙련 이민자 확보 추진

7조5000억 달러 인프라 투자에도 인력 부족으로 공사 지연…‘이민자 인프라 인력 확보’ 시급
미국이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천문학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조업에서 일할 전문 인력 부족으로 제조업 부흥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천문학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조업에서 일할 전문 인력 부족으로 제조업 부흥이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GPT4o
미국이 75000억 달러(1460조 원)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숙련 노동자 부족 탓에 공사 시작조차 어려운 상황이이 드러났다. 특히 전기공, 용접공, 댐 점검 기술자 등 핵심 인력이 빠르게 은퇴하는데 새 인력이 부족해 인프라 복구와 현대화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난 4(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국토안보회의 복원력 담당국장이었던 제시 험팔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 카드(iron card)’라는 새로운 이민자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 투자액 많아도 인력이 없으면 무용지물


제시 험팔은 올해 건설 현장에 약 50만 명 이상의 추가 숙련 노동자가 필요하며, 내년에는 더 많은 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전기기술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약 8만 명씩 신규 채용이 필수다. 이는 기존 인력 은퇴에 따른 대체 수요다. 주요 전기차 충전소 설치, 데이터센터, 전력망 개선 같은 프로젝트는 인력 부족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연방정부가 투자한 인프라 예산 75000억 달러는 자금 공급을 의미할 뿐, 정작 현장에 투입할 인력이 부족하면 공사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내 약 16700개의 고위험 댐 상당수가 낡아서 보수가 필수인데, 숙련 인력 부족은 안전과 국가 안보에 위험 신호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철 카드는 이민자 인력 활용과 시민 훈련 병행책


험팔은 시민과 합법 영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 훈련은 반드시 병행해야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 이민자에게 빠른 인력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 카드는 합법 입국한 이민자가 연방정부가 지정한 인프라 분야에서 5년 이상 일하며 배경조사와 안전교육을 마치고 세금을 납부하면 빠르게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뜻한다. 국토안보부와 노동부가 이 프로그램을 함께 관리하며 엄격한 임금과 노동 기준을 지키도록 감독한다.

이민자 한 명이 참여하면 커뮤니티 칼리지와 노동조합 견습, 퇴역군인 재훈련 프로그램에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들을 위한 교육 자리가 생긴다. 참여자는 반드시 첫해에 영어와 안전 자격을 갖추고, 미국 기준에 따른 자격 검증을 받아야 한다.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석보고와 신분확인 시스템도 마련했다.

◇ 정치권에서도 협력 가능성


험팔은 이번 제도가 민주당에는 노동자와 인프라 투자 지지 대책으로, 공화당에는 기술력 지원과 국경안보 강화 정책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재임 기간 기술 우선 이민 정책을 추진하며 인프라 인력 확보를 강조한 바 있다.

시민 대상 직업 훈련과 주택, 육아 지원도 함께 늘려 젊은 근로자들이 특별한 어려움 없이 현장에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험팔은 덧붙였다.

◇ 전문가들, 인력 부족이 인프라와 국가 안전 위협


건설과 설비 업계는 이미 숙련 전기공 부족 현상을 위기 상황으로 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력 공급이 줄어드는 데 비해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 공사 지연과 인건비 상승,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훈련생 모집과 교육 기간 문제도 심각하다. 젊은층의 기술직 기피 현상은 문제를 더 키운다. 따라서 철 카드같은 이민 정책과 미국 시민 대상 직업 교육을 쌍으로 추진해야만 부족한 인력을 빠르게 채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