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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양광 관세 폭탄', 아세안에 '경고'… "다각화 없인 수출 시장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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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양광 관세 폭탄', 아세안에 '경고'… "다각화 없인 수출 시장 잃는다"

라오스·인니, 반덤핑 조사 대상 추가… 캄보디아·말레이시아 등 4개국 이미 '고율 관세'
아세안, 對美 수출 62% '편중'… 中 웨이퍼 99% 의존 '이중 취약성'
태국 방콕의 한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모습. 동남아시아는 재생 에너지에 대한 전 세계 수요 급증을 활용해 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방콕의 한 건물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모습. 동남아시아는 재생 에너지에 대한 전 세계 수요 급증을 활용해 왔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새로운 반덤핑 및 상계관세(AD/CVD) 조사가 아세안(ASEAN)의 태양광 산업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는 미·중 전략적 경쟁의 십자포화에 휘말린 아세안이 최대 수출 시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음을 의미하며, 전문가들은 아세안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다각화'라는 귀중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이관유 공공정책대학원 연구원들에 따르면, 라오스와 인도네시아의 태양광 전지 또는 모듈이 7월 17일부터 미국의 새로운 AD/CVD 조사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의 유사 제품에 대해 무려 3,404%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 데 이은 것이다. 이러한 관세는 아세안 수출업체의 미국 시장 접근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ASEAN의 태양광 산업은 두 가지 심각한 취약성에 직면해 있다.

첫째, 아세안의 태양광 PV(광전지) 수출액은 2013년부터 2023년 사이에 296% 증가했지만, 이는 다른 모든 국가의 총 수출 증가율의 거의 5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 성장은 주로 미국 시장에 달려 있었다. 2023년까지 미국은 아세안 수출의 62%를 차지했으며, 이는 2013년 23%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치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미국 수출 비중이 99% 이상에 달했다.

둘째, 아세안은 태양광 웨이퍼 수입의 66%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아세안 기업들이 중국산 웨이퍼를 사용해 우회함으로써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중 의존도는 아세안의 태양광 PV 산업을 미중 경쟁으로 인한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게 만들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데이터에 따르면, 관세 부과 이후 1년 만에 4개국(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으로부터의 미국 수입은 83% 감소하는 등 이미 붕괴되었다.

다각화가 유일한 해법:아세안의 태양광 PV 산업이 탄력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다각화가 필수적이다. 연구는 미국 외에 인도, 브라질, 멕시코,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여러 유망한 태양광 시장을 제시하며, 아세안이 이들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공급망 다각화와 함께 아세안 내 무역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3년 싱가포르와 베트남은 세계 10대 웨이퍼 수출국 중 하나였으며,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전 세계 수입의 17%를 차지했다. 베트남 웨이퍼의 85%가 이미 말레이시아로 들어가는 등, 지역 내 연계가 이미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