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W “현대차, 노동자 안전 무시·이민 노동력 착취” 연방 당국 조사 촉구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현대차가 작업장 안전을 지키지 않고, 이민 노동자를 착취해 왔다며 연방 노동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사건은 한국과 미국 노동계 모두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각) 폭스비즈니스가 전했다.
지난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현대차-LG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약 500여 명 요원을 투입해 대규모 단속을 벌였다. 약 475명이 불법 체류 혐의로 잡혔는데, 이 중 3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주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로 확인됐다. 단속 당시 현장은 전쟁터처럼 혼란에 빠졌고, 일부 노동자는 통풍구 등으로 숨는 등 극심한 공포가 감돌았다.
이에 대해 UAW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지난 2년간 현대차에서 근로자 3명이 작업 중 숨진 사실을 공개하며, 현대차가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고 노동자의 노조 가입 권리를 무시해 왔다고 밝혔다. UAW 대변인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착취하는 기업”이라며 “연방 당국은 작업장 안전과 노동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도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현대차 조지아 공장은 8500명가량의 일자리를 만들 예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축이었다. 그러나 이번 단속으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 건설을 무기한 중단했고, 현대차도 미국 내 직원 출장 금지령을 내리며 사업 차질이 예상된다. 조지아 지역 일부 주민과 정치인들은 불법 체류자를 단속해야 한다면서도, 합법적 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투자 유치 정책과 강경한 불법 체류 단속 사이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외국 기업의 노동환경과 이민 정책이 맞물린 복잡한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경영과 노동 정책 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