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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기술,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재편'… '인텔 인사이드' 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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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기술,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재편'… '인텔 인사이드' 모방

아우디·폭스바겐, 中 파트너와 공동 개발… "수십억 달러·수년 개발 시간 절약"
르노·포드, 中 EV 플랫폼 활용해 '글로벌 모델' 모색… "비용 절감, 개발 가속화"
SAIC와 공동으로 개발한 아우디 전기차(EV)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인 아우디 E5 스포츠백이 2025년 4월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폭스바겐 행사에서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SAIC와 공동으로 개발한 아우디 전기차(EV)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인 아우디 E5 스포츠백이 2025년 4월 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폭스바겐 행사에서 선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EV) 개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는 과거 1990년대 인텔이 컴퓨터 시장을 장악했던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 캠페인과 유사하게,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라는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며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과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아우디(Audi) 경영진은 2021년 지크르 001(Zeekr 001)을 보고 충격을 받은 후, 중국 파트너인 SAIC가 제공한 배터리, 전기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활용하여 단 18개월 만에 아우디 E5 스포츠백을 제작했다.

SAIC 아우디의 스테판 포츨(Stefan Poetzl) 사장은 "Zeekr 001은 모든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다"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뭔가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르노와 포드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 EV 플랫폼에서 글로벌 모델을 개발하기를 원하고 있다. 르노는 이미 중국의 동펑(Dongfeng) 플랫폼에서 저가형 '다치아 스프링(Dacia Spring)' EV를 제작하며 얼리 어답터 역할을 했다.

포드(Ford) CEO 짐 팔리(Jim Farley)는 최근 샤오미의 'SU7' 전기 세단을 칭찬하며, EV 플랫폼 기술을 제공할 중국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라이선스 계약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십억 달러와 수년간의 개발 시간을 절약하고, 중국 경쟁업체를 빠르게 따라잡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중국 기업들은 국내의 치열한 가격 경쟁과 해외 무역 전쟁으로 인해 추가 수익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러한 기술 라이선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인사이드' 전략에는 장기적인 위험이 따른다. 전 애스턴 마틴(Aston Martin) CEO 앤디 팔머(Andy Palmer)는 "장기적으로 당신은 단지 소매업체이기 때문에 망할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업체가 타사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의 마르코 산티노(Marco Santino)는 "다른 사람의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실제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EV 제조업체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개발을 가속화하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모듈식 플랫폼을 개발하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컨설팅 회사 메이플뷰 테크놀로지(Mapleview Technology)의 포레스트 투(Forest Tu)는 "그들은 테슬라에서 빠르게 배운다"며, 중국 EV 제조업체들이 해외 확장에 필요한 '라이선스 및 로열티 서비스'를 유지할 만큼 충분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중국 배터리 대기업 CATL은 '베드락(Bedrock)'이라는 새로운 EV 섀시를 개발하여 소비자가 "거대 자동차 제조업체가 무엇을 판매할지 결정하는 대신 EV가 어떻게 생겼는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중국 기술이 단순한 부품을 넘어 자동차 디자인과 소비자 경험까지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