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 긴장·경제 불확실성에도 투자 심리 ‘낙관’ 지속

국내 정치 폭력 사건, 관세 부담과 실업률 문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폴란드 영토에 진입한 사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이 카타르로 확대된 상황에도 S&P500과 나스닥, 다우지수는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각) 배런스가 전했다.
정치적 위기나 갈등에도 경제가 기본적으로 돌아가고 기업 이익이 성장하고 있어 증시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러한 낙관론은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성장 중인 점과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에 기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채권과 주식시장에 이미 반영돼 기업이 돈을 빌리기 쉬워지고 채권 투자자들도 위험을 크게 느끼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고수익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인 하이일드 채권 ETF(HYG)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에 시장 낙관 뒷받침
증권사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S&P500이 52주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일 이내에 연준이 금리를 내린 경우는 1994년 이후 9차례였고, 금리 인하 후 1년간 지수 수익률은 중간값을 웃돌았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처럼 국내외 지정학적 위험과 과도한 자산 가격 부담 우려에도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발 빠르게 금리를 낮춰 완화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져 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IPO 시장 활기와 과열 신호
지난주 AI와 핀테크 업체인 클라르나 상장에 이어,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기업 피겨 테크놀로지 솔루션과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스페이스 스테이션이 잇따라 증시에 데뷔하면서 IPO 시장에 과열 우려가 나온다.
시장 분석기관 매크로 인텔리전스 2 파트너스는 “IPO 시장이 재개되는 것은 통상 금융 긴축기에는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현재 시장이 과도하게 낙관적인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옵션시장 공포 지수인 VIX가 15 아래로 내려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거의 사라진 점도 주목받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하와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하면서도 “만약 국내외 지정학적 위험이 현실화하면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장은 위험을 무시한 채 낙관 분위기를 즐기지만, 그 밑에 도사린 변수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