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디자인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LED 라이트바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새로운 조명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모색한다.
일렉트렉은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이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독일 뮌헨 모터쇼 현장에서 “LED 라이트바는 이제 여정을 거의 마쳤다. 크롬 장식처럼 시대적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17일 보도했다.
◇ 전기차 트렌드였던 LED 라이트바
LED 라이트바는 얇은 발광 다이오드(LED) 스트립을 차량 전면과 후면에 길게 배치하는 디자인 요소로, 최근 몇 년간 전기차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현대차 역시 그랜저, 코나, 쏘나타 등 주요 모델에 해당 디자인을 적용하며 ‘전기차의 상징’처럼 활용해왔다. 그러나 로스비 센터장은 “처음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이제는 너무 흔해졌고, 원가 부담도 커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 시장별 차별적 접근
그는 “중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라이트바가 필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필요하지 않다”며 지역별 디자인 수요 차이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대신 아이오닉 시리즈에 적용된 ‘픽셀 조명’을 새로운 정체성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로스비 센터장은 “이미 몇몇 브랜드가 우리 픽셀 디자인을 모방하기 시작했다”며 “그만큼 차별성이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 새 콘셉트카에도 반영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Concept THREE)’에도 전면 라이트바 대신 픽셀 조명이 적용됐다. 이 모델은 양산형 아이오닉 3로 이어질 예정으로, 향후 현대차 전기차 디자인 방향을 가늠케 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행보가 “모방이 아닌 선도”를 노린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디자인이 획일화되는 흐름을 끊고, 브랜드 고유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