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70% 반대에도 시의회 승인…"화학물질 유출 위험" 제기
주정부 "일자리 7천 개 기대"…SK하이닉스 "안전 대책·소통 강화"
주정부 "일자리 7천 개 기대"…SK하이닉스 "안전 대책·소통 강화"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추진 중인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이 현지 주민들의 반대에 직면했다고 현지 방송 WLFI-TV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총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3700억 원)가 투입되는 이 사업에 대해 주민들은 환경 영향을 우려하며 시의회와 기업에 재검토를 촉구했다.
시의회는 지난 9월 2일, 121에이커(약 49헥타르)의 부지를 산업용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찬성 6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공장 부지는 기존 주거지와 가까운 '사이트 B'로 지정됐다. 일부 주민들은 해당 부지의 입지가 지역 안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WLFI-TV에 따르면, '중공업 반대(Stop Heavy Industry)' 단체를 비롯한 주민들이 지난 화요일 저녁 예정 부지 인근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헬렌 드마르코 대변인은 "공장에서 오염 물질이 넘쳐 빗물 시설로 흘러들면 해로운 화학 물질이 환경으로 퍼질 수 있다"며 "이는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에도 향하고 있다. 웨스트라피엣에 50년 가까이 거주한 돈 콜러는 "공청회에서 6시간 동안 89명이 발언했는데, 그중 70% 이상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시의회가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의회는 이에 대해 "오랜 논의와 공청회를 거친 결과"라며 "지역 경제와 첨단산업 육성을 고려해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안전 조치와 환경 보호 방안을 마련해 주민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퍼듀대학교는 이 사업이 연구·산업 협력 기회를 확대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인디애나 주정부 역시 직접·간접 고용을 합쳐 약 7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며 지원에 나서고 있다.
다만, 환경과 안전 문제를 둘러싼 주민들의 우려가 계속되면서 향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사업은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칩 생산을 뒷받침할 핵심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만큼, 향후 시의회와 SK하이닉스가 어떤 해명과 대책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