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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페루 리마 지하철 사업에 '통합 해법' 제시…남미 시장 공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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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페루 리마 지하철 사업에 '통합 해법' 제시…남미 시장 공략 본격화

김윤덕 국토부 장관, GICC서 공식 제안…설계부터 운영까지 '원스톱' 수주 전략
페루 "수백만 시민 혜택 볼 것" 화답…총연장 58.4km, 700만명 이용 기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5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서 페루 측에 리마 지하철 3·4호선 사업 참여를 공식 제안했다. 한국은 설계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해법'을 제시하며 남미 기반시설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사진=윌락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025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서 페루 측에 리마 지하철 3·4호선 사업 참여를 공식 제안했다. 한국은 설계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해법'을 제시하며 남미 기반시설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사진=윌락스
대한민국 '팀 코리아'가 남미의 핵심 기반시설 시장인 페루 수도 리마의 지하철 3·4호선 건설 사업 수주에 대한 강력한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리마 대도시권의 심각한 교통 체증을 풀고 수송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이 초대형 사업에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통합 해법'을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자, 현지 정부도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앞으로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현지시각) 페루 언론 윌락스(willax)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8일 서울에서 열린 '2025 세계 기반시설 협력 회의(GICC)'에서 페루 교통통신부 세사르 산도발 장관과 만나 이 같은 한국 정부와 기업의 뜻을 전달했다. 이 자리는 페루의 핵심 교통 기반시설 사업을 놓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려고 열렸다.

'통합 해법' 앞세운 팀 코리아, 기술력·경험 자신


김 장관은 회의에서 "한국 기업 연합(컨소시엄)은 리마 지하철 3·4호선 건설 사업 참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미 페루 친체로 공항-쿠스코 철도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지원하고 리마-이카 철도 사업관리조직(PMO) 절차에 참여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첨단 기술과 경험이 페루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하며, 그간 쌓아온 양국 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김 장관이 내세운 '포괄적인 해법'은 단순히 노선을 건설하고 차량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사업의 시작점인 타당성 조사와 설계, 핵심인 기술과 시공은 물론 완공 후의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일괄 제공 방식'이다. 여기에 세계적 수준의 철도 기반시설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최신 신호 체계, 실시간 구조 감시, 고효율 조명 및 환기 체계 등 첨단 도시교통체계를 적용하고,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까지 생각한 공항-도시 연동 기반시설 본보기를 제안할 계획이다. 이러한 방식은 사업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어 발주처의 만족도가 높은 방식으로, 한국이 세계 기반시설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다. 김 장관은 "페루의 철도와 공항 사업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계속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페루 기반시설 시장 전반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페루, 대규모 기반시설 확충…남미 '기회의 땅' 부상


한국의 적극적인 제안에 페루 쪽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세사르 산도발 교통통신부 장관은 한국과의 협력 관계가 페루의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의 긴밀한 관계는 수백만 페루 국민에게 혜택을 줄 기반시설 사업의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의 기술력과 사업수행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리마 지하철 3·4호선은 3호선이 북부 코마스에서 남부 산후안데미라플로레스까지 34.8km(28개 역), 4호선이 서부 칼라오에서 동부 산타아니타까지 23.6km(20개 역, 8km 지선 포함)를 잇는 사업이다. 도심 교통과 상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고 완전 지하 터널 공법으로 건설하며, 2027년 본격 공사를 시작해 약 5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32년 완전 개통을 목표로 한다. 개통하면 리마시와 인근 콜라오 지역을 포함해 약 700만 명의 시민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페루는 현재 국가 발전을 이끌 대규모 기반시설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수도 리마와 남부의 핵심 도시 이카를 잇는 리마-이카 철도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모두 1300만 명이 넘는 국민에게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 사업에는 현재 타당성 조사에 참여한 한국을 포함한 세계 8개국이 경쟁 입찰을 벌이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밖에도 45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는 리마-바랑카 철도 사업, 해안의 산후안데마르코나와 안데스산맥의 생산 거점인 안다우아일라스를 잇는 철도 사업 등 국가의 미래를 바꿀 사업들이 계획되어 있어 세계적인 기반시설 기업들의 각축장이 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이 수도의 핵심 교통망인 리마 지하철 3·4호선 사업 참여를 공식화한 것은 남미 기반시설 시장 공략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기존 리마-이카 철도 사업 참여로 발판을 마련한 '팀 코리아'가 수도 리마의 '혈맥'을 놓는 대규모 사업 수주라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