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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압박에 ‘지미 키멜 프로그램’ 중단…美 언론 자유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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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압박에 ‘지미 키멜 프로그램’ 중단…美 언론 자유 논란 확산



지난 19일(현지시각_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앞에서 지미 키멜의 심야 토크쇼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9일(현지시각_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디즈니랜드 앞에서 지미 키멜의 심야 토크쇼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송 규제기관을 통한 압박으로 유명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멜의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언론 자유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CC의 강경 경고
브렌던 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미국 지상파 방송 ABC의 간판 심야 프로그램 ‘지미 키멜 라이브’의 진행자인 키멜이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사건과 관련한 최근 발언에서 트럼프 지지 세력과의 연관성을 언급하자 “쓰레기 방송”이라 비판하며 방송 허가 취소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에 미국 최대 지역 방송사 소유주인 넥스타 미디어 그룹과 싱클레어 브로드캐스트 그룹이 산하 ABC 계열 지역 방송국들을 통해 ‘지미 키멜 라이브’의 송출을 중단했고 일부 방송국은 해당 시간대에 찰리 커크 추모 특집을 대체 편성했다.

◇주요 미디어·플랫폼 ‘우경화’ 흐름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재선 이후 주요 방송·언론사와 빅테크 플랫폼은 보도·운영 기조를 바꾸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지상파 방송인 CBS의 모기업 파라마운트는 최근 인수합병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 반영”을 명분으로 보수 성향 인사를 기용했고 메타는 미국 내 팩트체크 프로그램을 중단하며 보수 인사 중심의 경영진을 강화했다.

특히 트럼프 측근으로 꼽히는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틱톡 미국 사업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보수 성향 거대 자본이 미디어·플랫폼 지배력을 넓히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치적 보복 사례로 평가했다. 빅터 피카드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미국 주요 언론의 우경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를 견제할 힘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콜럼비아대 ‘기사단수정헌법연구소’의 자밀 자퍼 소장도 “비판적 보도를 억압하기 위해 정부 권력을 남용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반면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지미 키멜이 나쁜 농담을 하는 건 자유지만 민간 기업은 인기가 없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의무가 없다”며 자유 표현 문제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법정 공방과 후폭풍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이후 언론사를 상대로 최소 9건의 거액 소송을 제기했으며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매체들이 대상이 됐다. 일부 소송은 법원에서 기각됐지만, 언론계는 “법적 위협 자체가 독립 보도를 위축시킨다”고 우려한다.

이번 사건은 언론 자유와 정치권력 간 긴장 관계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미국 내 언론·플랫폼의 자율성 논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