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과제는 가장 힘든 ‘파운드리 기술 격차’

하지만 이 협력으로 인텔은 시급한 네 가지 난제를 해소했지만, 여전히 TSMC와의 기술 격차 문제만은 해결하지 못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자본 확보로 투자 부담 완화
인텔은 올해 상반기 자본 지출을 25% 줄이며 설비 투자 부담을 완화했지만, 시설 건설 자금이 여전히 절실했다. 미국 상무부로부터 57억 달러(약 7조 9700억 원)를 지원받고, 소프트뱅크가 20억 달러(약 2조 7900억 원)를 추가 투자한 데 이어 엔비디아의 50억 달러 유치로 총 127억 달러(약 17조 76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기존 주주 지분은 12% 희석됐지만, 미국 정부와 글로벌 투자자의 ‘안전망’ 신호를 보낸 덕분에 주가는 23% 뛰었고, 시가총액은 280억 달러(약 39조 1700억 원) 불어났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단기 추세에 모멘텀은 있겠지만, 근본적 경쟁력 없이는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PC와 데이터센터 제품력 동시에 잡는다
새로 설계할 칩은 인텔 CPU와 엔비디아 GPU, 그리고 엔비디아의 고속 연결 기술을 하나로 묶는다. 이 칩은 게이밍 성능을 끌어올리고, PC 안에서 즉시 AI 기능을 쓸 수 있게 해준다.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지금껏 엔비디아 GPU가 AI 서버 시장을 장악해 왔다. 이번 협력으로 인텔도 GPU에 강점을 더한 서버 칩을 내놓아 AI 워크로드 처리 효율을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시장을 지배한 뒤 개인용 PC 시장까지 영향력을 넓히려는 도전”이라고 풀이했다.
남은 5대 과제…최종 장벽은 파운드리 경쟁력
인텔의 최우선 과제는 ‘문샷 파운드리 사업’이다. 이는 인텔이 대만 TSMC 같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4년 전 시작한 프로젝트다. 애플·삼성·엔비디아 등 반도체 설계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해 TSMC 대안을 제시하려 했지만, 외부 수주 확보에 실패했다.
Arm 인프라 부문 수석부사장 모하메드 아와드는 “Arm 기반 데이터센터 CPU 점유율이 지난해 15%에서 연말 50%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수치는 인텔 파운드리의 빈틈을 대만 업체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립부 탄 인텔 CEO는 최근 “차세대 공정 개발 비용을 자체 매출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외부 고객 유치 없이는 기술 격차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협력이 인텔에 활력을 줄 순 있지만,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없이는 진정한 턴어라운드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인텔의 ‘마법’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