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3700만 원)로 대폭 인상한 이후 유럽·중동·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세계 인재 확보 경쟁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고 CNBC가 23일(이하 현지시각)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9일 행정명령을 통해 숙련 외국인 노동자 비자 수수료를 10만 달러로 올렸으며 이 조치는 21일부터 발효됐다.
◇ 해외선 '기회', 미국선 '부담'
스위스의 자산관리 기업인 시즈 그룹의 샤를-앙리 몽쇼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미국 혁신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영국, 유럽, 두바이, 중국 등은 오히려 인재 유치에 황금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 英·유럽 적극 검토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고숙련 인재 유치를 위해 일부 비자 수수료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클레오의 바니 허시-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말 H-1B 혼란 이후 1000명 넘는 미국 내 고급 인재로부터 영국 이주 문의를 받았다”며 “영국은 세계적 인재의 기본 목적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美 기업도 인재 쟁탈전
미국 기업들은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오히려 인재 확보 기회로 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메타뷰의 공동창업자 샤흐리야르 타즈바크시는 “우리 회사에선 10만 달러는 팀원이 창출하는 가치에 비하면 작은 비용”이라며 채용 공고를 내고 적극 대응했다.
CNBC는 이번 정책이 “빅테크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큰 비용 부담이 아닐 수 있으나 글로벌 인재 지형을 바꿀 ‘전례 없는 기회’를 다른 국가들에 제공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