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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 자폐 위험 높일 가능성”…의학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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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 자폐 위험 높일 가능성”…의학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전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의 위험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전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의 위험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복용 제한을 권고하고 나섰으나 의학계는 반발하고 있다고 ABC뉴스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즉각 의사들에게 “임신 중에는 의학적으로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 타이레놀 사용을 제한하라”고 알리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열과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복용을 삼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일부 연구가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주요 의료 단체들은 여전히 아세트아미노펜을 임신부에게 가장 안전한 진통제로 권고하고 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의 스티븐 플라이쉬만 회장은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환자들에게 혼란과 위험한 메시지를 준다”며 “이번 발표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아동의 신경학적 문제 원인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고 비판했다.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도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임신 중 필요한 경우 전 기간에 걸쳐 가장 안전한 진통제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회사는 “타이레놀을 배제하면 임신부는 고열과 같은 위험을 방치하거나 더 위험한 대체제를 써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항암 치료에 쓰이는 약물 류코보린에 대해 자폐 치료제로서의 FDA 승인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부 소규모 연구에서 자폐 아동에게 효과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할 대규모 연구가 부족하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