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득푹 부총리 "韓 중소기업 육성 경험 높이 평가…적극 지원"
베트남 기업 98%가 중소기업…IBK 특화 금융과 동반 상승 기대
베트남 기업 98%가 중소기업…IBK 특화 금융과 동반 상승 기대

23일(현지시각) 베트남 현지 언론 응어이 꽌삿에 따르면 호득푹 베트남 부총리는 정부청사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을 만나 기업은행의 현지 법인은행 설립 추진 계획에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은행장은 베트남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핵심 기반 시설 사업에 참여하며 금융 투자를 늘려 베트남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호득푹 부총리는 먼저 양국 관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베트남과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최고의 동반자로 자리 잡았으며, 특히 경제, 투자, 무역 협력은 양국 관계의 핵심 기둥이자 가장 밝은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 정부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모든 외국 기업이 효과적이고 꾸준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항상 지원하며 좋은 조건을 만들 것"이라며 기업은행의 도전을 굳세게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김성태 은행장은 베트남이 이룩한 눈부신 경제 성과를 축하하고, IBK기업은행의 베트남 내 100% 외국 자본 은행 설립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기존 지점 형태의 제한된 영업에서 벗어나, 현지 법인을 세워 베트남 기업,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을 본격적으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베트남 경제 98%는 중소기업…맞춤형 금융 절실
호 부총리는 기업은행의 계획에 깊이 공감하며 화답했다. 그는 "IBK의 베트남 내 신규 법인 설립 방침을 적극 지지한다"며 "수많은 중소기업을 대기업과 국제 상표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킨 한국의 중소기업 육성 경험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중소기업 육성은 나라의 가장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중소기업의 꾸준한 성장과 기술 투자 확대를 핵심 정책으로 삼고 있다. 베트남 경제를 움직이는 94만 개 넘는 기업 가운데 절대다수인 98% 이상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이들 기업이 꾸준하고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여러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이나 세계적인 기업과 잘 연결될 수 있도록 금융 지원 체계를 갖추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까닭에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된 IBK기업은행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도 깊이 있게 다뤘다. 양측은 ▲중소기업 맞춤 신용 지원 ▲중소기업과 국내외 대기업, 세계적 기업을 잇는 금융 연계망 구축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신기술 산업 투자와 금융 지원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김 은행장은 이 자리에서 IBK기업은행이 쌓아온 위기 극복 경험과 정책금융 기법을 공유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뒤 소상공인의 재기를 돕기 위해 정부와 협력해 시행했던 한도 대출 보증 제도의 성공 사례와, 과거 경제·금융 위기 때 중소기업의 회복을 도왔던 자금 공급 경험을 소개해 베트남 측의 큰 관심을 끌었다.
베트남 정부 "인허가 절차 진행 중…성공 기원"
관심이 쏠린 신규 법인 인허가 절차와 관련해, 호 부총리는 밝게 전망했다. 그는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정해진 절차와 순서에 따라 IBK의 허가 신청 건을 계속 처리하고 있다"고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서 "우리 정부는 항상 IBK를 지지하며, 앞으로도 계속 큰 성공을 거두고 베트남 경제에 더 많이 이바지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허가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IBK기업은행은 1961년 우리 정부가 세운 국책은행으로, 정부가 지분 68.5%를 갖고 있다.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핵심 설립 목적으로 하며, 실제 총대출금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82%에 이르는 중소기업 금융의 강자다. 2025년 6월 기준 임직원은 약 1만 4000명이며 국내 625개, 국외 60개의 지점망을 갖췄다. 2024년 말 기준 총자산은 3200억 달러, 순이익은 1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국내 최고 수준의 국제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현지 법인 설립이 최종 승인되면 기업은행은 베트남에서 더 자유롭고 폭넓게 영업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다. 법인 설립은 베트남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 IBK의 특화 금융이 결합해 최상의 동반 상승 효과를 낼 기회로 평가된다. 나아가 베트남에 진출하는 우리 제조업, 정보기술(IT), 기반 시설 분야 기업들을 위한 금융 길잡이 역할을 한층 강화하고, 단순한 금융 시장 진출을 넘어 양국 경제 동반자 관계를 깊게 만드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