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재무 기업 매수 76% 급감...ETF 수요만으론 역부족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 자료를 인용해 상장 디지털 자산 재무 기업의 비트코인 매수량이 7월 6만4000개에서 8월 1만2600개로 감소했고, 9월 들어 현재까지 1만5500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초여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와 비교해 76% 감소한 수치다.
현재 일부 상장 기업에 대한 사모 방식의 자금 투자(PIPE·Private Investment in Public Equity) 거래를 통해 발행된 DAT 주식은 발행가 대비 최대 97%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자본 부담과 시장 안정 역할이 동시에 약화됐다.
하지만 그 하한선이 이제 균열을 보이고 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규제 당국이 디지털 자산 재무 기업 주식의 비정상적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0x 리서치의 마르쿠스 틸렌 대표는 “많은 PIPE 거래에는 워런트가 포함돼 있어 실제 보유 비트코인 수와 취득 가격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변동성과 희석 효과가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때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던 일부 디지털 자산 재무 기업의 주가는 최근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자본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기관 투자자의 수요가 줄어들자,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극화 현상도 관찰된다. 기관 중심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장기 선물 수요가 급감하며, 이날 기준 최근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롱(매수) 포지션 청산만 2억75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반면, 개인 투자자 중심의 시장에서는 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상장지수펀드(ETF)에는 9월 들어 25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달 7억700만 달러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아르카(Arca)의 제프 도르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암호화폐 약세는 DAT의 약세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제 매도 압력이 가격을 끌어내린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큰 매수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드롭얼러트닷컴(AirdropAlert.com)의 모튼 크리스텐센은 8월에 비트코인 열풍이 정점에 이르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비트코인이 12만3000달러를 돌파했을 때, 역사적으로 한 달 새 50% 급등락을 반복해 온 변동성을 경계하며 지인들과 가족들에게 매도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재무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고점 신호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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