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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셀 아메리카' 없다…상반기 외국인 주식 투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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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셀 아메리카' 없다…상반기 외국인 주식 투자 사상 최대

연초 확인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아메리카'는 반짝 현상에 그쳤을 뿐 실제로는 외국인 주식 투자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연초 확인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셀 아메리카'는 반짝 현상에 그쳤을 뿐 실제로는 외국인 주식 투자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로이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금융 자산을 팔아 치우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해방의 날’이라며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던 ‘셀 아메리카’ 트레이드 전망은 그저 사람들의 입방아로만 그친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관세에 따른 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둔화, 즉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 금융 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 주식, 국채 등을 닥치는 대로 내다 팔 것이라는 비관이 확산됐다. 그 여파로 안전 자산으로 분류된 미 달러화도 가치가 폭락하기도 했다.

외국인, 안 떠났다

야후 파이낸스는 26일(현지시각) 실제 데이터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미 주식을 움켜쥐고 내다 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미 금융 자산 가운데 30%가 넘는 규모를 주식에 배분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장기 평균인 약 19%를 압도하는 비중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자료로도 2분기 외국인 투자자의 미 자산 대비 주식 배분 비중은 32%에 육박해 1968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올해 트럼프 관세를 둘러싼 혼란에도 불구하고 주식에서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효관세율, 예상치 절반인 9%


주식 비중이 줄어들지 않은 최대 배경은 미 기업들이 관세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트럼프 관세로 인해 법적으로 부과된 미 관세율인 이른바 이론관세율은 18%에 이르지만 실제 기업들이 부담하는 실효관세율은 9% 수준이다.

이론관세율은 미 정부가 공식 발표한 관세율을 모든 수입품에 적용했을 때 계산되는 평균 관세율이다. 반면 실효관세율은 미 정부가 징수한 관세 수입을 총 수입액으로 나눈 실제 평균 관세율이다.

이는 기업들의 관세 회피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기업들은 특정 제품이나 원료 등에 관해 관세가 면제되거나 낮게 적용받는 방안들을 찾아 이를 활용하고 있다.

또 환적이나 우회 수출 등도 동원한다. 중국처럼 관세가 높게 매겨지는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을 관세가 낮은 제3국을 거쳐 미국에 최종적으로 수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재고 비축도 있다.

기업들은 관세가 오르기 직전 대규모로 제품을 수입해 재고를 확보해 뒀고, 덕분에 관세의 직접 영향을 비켜가고 있다. 다만 재고가 소진되면 그때부터는 관세 충격을 피할 수 없다.

탄탄한 미 경제, 금리 인하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울러 트럼프 관세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여전히 강한 회복 탄력성을 보임에 따라 미 주식을 던지지 않았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8월에 발표된 수정치보다 0.5%포인트 높은 3.8%로 25일(현지시각) 확인됐다.

미 경제 성장률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서 두드러지게 높은 성장률이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뉴욕 주식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연준 풋’ 기대감이다.

연준은 17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고, 10월과 12월에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투자자들 사이에 팽배하다.

연초 유럽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유럽으로 몰리던 국제 투자자들의 자금은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국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AI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미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뉴욕 주식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요인이다.

AI가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이를 통해 생산성을 크게 높이면서 장기적인 실적 개선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낙관 전망이 시장에 깔려 있다.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뉴욕 주식 시장의 주가수익배율(PER)을 낮추면서 거품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

뉴욕 주식 시장 3대 지수는 26일 사흘 동안의 하락세를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