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중고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자동차 고율 관세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는 최근 인천 중고차 수출 단지를 직접 취재한 결과 한국의 중고차 수출이 새로운 ‘효자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 중고차, 전체 수출의 4분의 1 차지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8월 자동차 수출액은 55억 달러(약 7조9900억 원)로 전년 동월 대비 9% 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미국은 ‘관세 충격’, 러시아·중동은 ‘수요 폭증’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한국산 신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의 대미 신차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러시아·중앙아시아·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중고차 수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러시아의 경우 올해 상반기 평균 월간 수출이 40% 증가했고 중동 시장에서는 신차보다 중고차 판매가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한국차가 일본차보다 오른쪽 운전에 맞게 제작돼 현지 수요에 더 적합하다는 점도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인프라 한계·정책 지원 필요
다만 로이터에 따르면 인천을 비롯한 국내 최대 수출 거점은 비포장 부지와 임시 사무실 등 열악한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어 성장세가 제약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화 한국중고차수출조합 회장은 “여름철에는 진흙탕 때문에 바이어들이 차량을 제대로 확인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중고차 수출업 등록제 도입과 전용 단지 조성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며 제도적 지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수출은 이미 화장품과 함께 중소기업 수출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며 “정부 차원의 관리·육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