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은 미국발 관세로 인해 글로벌 시장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이에 대한 돌파구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일본 언론이 한국의 TPP가입을 위해서는 일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24~25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산업통상자원부 여한구 통상협상본부장이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과 TPP 가입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25일 캐나다와의 외무장관 회담에서 TPP를 포함한 협력 확대 의지를 확인했고, 같은 날 멕시코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도 TPP 가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3일 경제관계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비슷한 입장의 국가들 간의 경제동맹 네트워크 확보 차원에서 TPP 가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TPP 가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가운데 가입국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PP는 2018년 3월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현재 일본을 비롯해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멕시코,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참여 중이며, 지난해 12월에는 영국이 가입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TPP는 세계 4위 규모 FTA로, 가입국 국내총생산(GDP) 합계액은 세계 GDP의 약 14%에 달한다.
TPP에는 미국과 중국이 빠졌지만, 가장 발전된 형태의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한국에도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트럼프 정권의 강압적인 관세 시행의 부작용이 커질 것으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TPP 가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이 TPP에 가입하면 GDP가 0.38%포인트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한국은 TPP 가입국 중 일본과 멕시코와는 아직 FTA를 체결하지 않아 가입 시 수출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라며 “최근 유럽연합(EU)도 TPP 가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실현될 경우 국제 무대에서 TPP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TPP 가입 검토 방침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이후 ‘추진 검토’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걸림돌은 있다.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베트남 등 농축산물 강국과 일본 등 수산물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가입국들이 존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농수산물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수입이 계속 막혀 있어 이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요미우리는 “TPP 가입 승인 구조가 가입국 전원일치인 만큼 한국에게는 일본의 태도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일본은 지금까지 한국 측에 지속적으로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해 왔다. TPP 한국 가입에 일본의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 요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30일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공식 퇴임 전 한국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