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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기술 내재화…미래 산업 생태계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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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기술 내재화…미래 산업 생태계 주도

액추에이터·로봇 핸드 등 핵심 부품 독자 개발…기술 초격차로 시장 선점
반도체·AI 역량 로봇에 총결집…오준호 단장 필두로 상용화 속도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낙점했다. 회사는 액추에이터, 로봇 핸드 등 핵심 부품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반도체와 AI 역량을 결집해 로봇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낙점했다. 회사는 액추에이터, 로봇 핸드 등 핵심 부품 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반도체와 AI 역량을 결집해 로봇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개발의 속도를 올리며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고 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모바일, 반도체, 가전 등 기존 사업 부문에서 쌓아 올린 기술력과 세계적 생태계를 로봇 산업에 융합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먼저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직 표준조차 정립되지 않은 초기 시장 단계에서부터 공격적인 연구개발과 생태계 구축으로 경쟁의 판을 스스로 짜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현재 세계 로봇 산업은 표준화한 규격이나 명확한 적용 시나리오가 없는 초기 형성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제조, 국방, 의료,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 잠재적 수요처마다 요구하는 핵심 역량 또한 제각각이다. 삼성은 세계 제조 현장 투입을 첫 목표로 삼아 초기 시장이 공장 자동화를 중심으로 열리고,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 서비스와 소비자 대면 산업으로 점차 넓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전망 아래 각기 다른 시장의 요구에 최적화한 로봇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기술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연구개발 역량을 모으고 있다.

'두뇌'부터 '손끝'까지…독자 기술로 초격차 만든다


삼성의 연구개발은 로봇의 외형과 전체적인 구조 설계를 넘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기술을 확보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특히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구동장치 '액추에이터'와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핸드' 기술 확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고도의 정밀함과 견고한 내구성, 그리고 구조적 단순성 사이의 최적점을 찾기 위해 ▲링크 방식 ▲케이블 방식 ▲와이어 구동 방식 ▲드래그 방식 등 다양한 구조를 동시에 탐색하고 있다. 나아가 고자유도(high DOF)의 정밀 조작용 손 개발도 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핵심 부품의 독자 기술 확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외부 공급망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삼성 로봇만의 차별화한 성능을 구현할 핵심 변수로 꼽는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체계적인 조직 개편이 뒷받침한다. 삼성은 2024년, DX(Device eXperience) 부문 안에 '미래로봇추진단'을 공식 신설하고, 해외에서도 이름난 로봇공학자 오준호 박사를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 단장으로 선임하며 로봇 사업 추진 동력을 한데 모았다. 여기에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해 단숨에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삼성은 자체 인공지능(AI) 역량과 연계해 로봇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와 긴밀히 협력해 휴머노이드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사업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밋빛 전망 속 '가격·신뢰성' 숙제…중국과 경쟁 불가피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 스스로도 로봇의 대중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인정한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로봇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며, 높은 생산 비용에 따른 가격 경쟁력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특히 비용 효율적인 대량 생산 체계는 아직 중국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우리나라 로봇과 부품 생태계 전반의 혁신과 경제성 확보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성의 도전은 자동화 시대의 새로운 패권을 차지하려는 세계 정보기술 대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은 단기적으로 원천 기술 확보와 기술 검증,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며 장기적으로 산업과 소비자 시장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