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총리 7월 베이징 방문 후속 조치... 3개년 행동계획 이행 논의 전망
이탈리아, EU 중국 전기차 관세 찬성했지만 중국과 협력 관계 유지 노력
이탈리아, EU 중국 전기차 관세 찬성했지만 중국과 협력 관계 유지 노력

왕 부장의 이탈리아 방문은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022년 집권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지난 7월 말 베이징 방문에 대한 후속 조치로 평가된다. 당시 양국은 3개년 행동계획과 여러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024년 중국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찬성표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로마는 중국 기업과 유럽 투자의 장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중국의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애써왔다.
지난 9월 이탈리아 부총리는 중국 관영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은 자동차, 스마트 도로 및 기타 교통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광범위한 전망을 누리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에 대해 언급했다.
2년 전 로마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이른바 '골든파워' 법안을 사용해 피렐리 내부에서 시노켐의 영향력을 억제하고 피렐리의 경영 자율성을 보호했다. 최근 결정은 이러한 규제 틀 내에서도 중국 기업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이탈리아의 의지를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이러한 행보는 EU와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묘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지만, 이탈리아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지속하려는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왕 부장의 이번 방문에서는 7월 멜로니 총리의 베이징 방문 시 합의된 3개년 행동계획의 구체적 이행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무역, 투자, 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이 중요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최대 시장이자 생산국이며, 이탈리아는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으로서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 방문도 이번 일정에 포함됐다. 스위스는 중립국으로서 중국과 서방 간 가교 역할을 해왔으며, 왕 부장은 스위스와의 외교 관계 강화 및 다자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최근 유럽 국가들과의 양자 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EU 전체와의 관계가 무역 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개별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유럽 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는 G7 회원국이면서도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중시하는 독특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19년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G7 국가 중 유일하게 참여했다가 2023년 탈퇴했지만, 여전히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왕이 부장의 이번 유럽 순방은 중국이 미·중 갈등 속에서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EU 내부의 대중국 정책 분열을 활용하려는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